“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서는 실적공사비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또한 “시설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해당 발주기관이 고유의 공사비 산정 모델을 구축해야 된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건설공사 공사비산정 방식의 합리적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공공건설 부문의 예정가격 산정체계는 2004년 실적공사비제도가 도입된 뒤 기본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는데다가 △ 표준품셈 현실화를 위한 정비 작업 △ 순수내역입찰제 시행 예정 등 변동 사항이 많아 종합적인 실태진단과 발전방향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지난 7년간 시행된 실적공사비제도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공사 예산 절감과 예정가격 산정 업무의 간소화 등에 일부 기여한 측면을 인정되나, 제도의 안정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원태 연구원은 “실적공사비제도가 전반적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선 제도의 재정비 및 확대 속도 조절을 포함한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투입돼야 할 공사 원가가 왜곡될 개연성이 높은 이유로는 △ 실적공사비 단가의 근본적인 하락 방지책 부재 △ 실적공사비 단가의 수집 대상 공사와 적용 대상 공사가 불일치 △ 실효성 있는 보정 체계가 미흡” 등을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입․낙찰제도와 결부되어 하락하는 실적공사비 단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하락 방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며, 실적공사비 단가집에 구체적인 보정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형 공사 위주로 추출된 실적공사비 단가가 소형 공사에 현실적인 보정 없이 적용되는 불합리한 실정은 실적공사비 적용 공사에 대한 차등화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공공 부문의 공사비 산정 체계는 “△ 공사비 산정 체계의 간소화 △ 발주자의 최고 가치 확보 △ 산업 주체의 대외 경쟁력 강화 등을 유도할 수 있는 공사비 산정 체제로의 진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건설 선진국 영국 및 미국은 시설물의 최종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가 높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의사결정을 지원할 다양한 수준의 견적 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 및 미국의 발주기관들이 수행하는 공사비 산정의 주 목적은 총사업비 관리를 위한 것이며, 사업 각 단계별로 예산 준수 설계(Design to Cost) 개념에 초점이 맞춰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원태 연구원은 “모든 공공 발주기관이 모든 공사에서 범용적으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만능적인 공사비 산정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실적공사비제도 또한 공사 규모나 시설물 특성 등에 따라 해당 발주기관이 선별적이고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