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개통하는 호남고속철도(KTX)의 서대전 경유 방침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 전북도 등 호남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3월 개통을 앞둔 호남고속철도의 KTX 운행 계획안에서 호남선과 전라선의 일부를 서대전역으로 경유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서대전역으로 우회하는 KTX는 호남선과 전라선 전체 편수의 20%가 검토되고 있다. 하루 운행되는 82회(편도 기준) 가운데 18회 정도가 서대전역을 거치게 된다.

이 같은 국토부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호남권 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가 서대전 경유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속철이 된다는 점이다. 호남고속철도가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호남고속철 운행 거리는 32㎞ 더 늘어난다. 고속철 가운데 오송∼익산 구간이 일반 선로인 오송∼서대전∼계룡사∼익산구간으로 우회하기 때문이다. 거리는 짧지만 운행시간은 1시간 33분에서 2시간 18분으로 45분이 더 걸린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대전역 경유는 10조원이나 투입된 호남고속철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서대전역 경유 문제는 기존 철도 노선을 증편하는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호남고속철도가 서대전역을 지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운행편수를 50% 이상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를 놓고 자칫 호남권과 충청권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내달까지 호남고속철도 노선과 정차역을 최종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