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업체를 설립한 후 허위수출서류 등을 이용해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사기대출을 받은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노정환)는 2008~2013년 브로커의 알선을 통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13개 유령업체 대표 10명 및 대출브로커 3명을 인지해 4명을 구속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3명은 기소중지 처분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문브로커의 알선을 받아 유령업체를 설립한 후 수출면장 등 허위수출서류를 작성해 무역보험공사 등에 보증을 신청했다. 의류수출 소상인들이 세금회피를 위해 타인명의로 수출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이용한 브로커가 명의를 빌려주고 이 가짜서류로 사기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을 모집해 대출을 알선한 것이다.

이후 이들은 농협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5000만~6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은 후 업체를 폐업해 돈을 챙겼다. 브로커들도 알선 대가로 대출금의 10%~30%에 해당하는 돈을 받았다.

이들은 담보가 부족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수출업체에게 담보 없이 일정 수출실적 등으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운용되는 무역보험공사 등의 신용보증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무역보험공사 등은 수출신고필증,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서 등 해당서류를 제출하면 실질심사 없이 대출보증을 해줬다"며 "이들은 은행이 무역보험공사 등이 보증을 선 만큼 형식적 서류 심사로 대출하는 관행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해준 은행은 사전에 예고한 후 현장방문을 실시했고 대출업체는 1~2개월간 사무실을 임대해 브로커가 직원으로 행세하는 등의 방법으로 은행직원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보증을 섰던 무역보험공사 등은 이 사기대출금을 대신 갚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