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국교정상화에 합의하자 한국도 쿠바와 수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18일 “쿠바와 수교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도 이미 쿠바와 교류가 많아졌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 변수를 고려해 구체적 진행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쿠바는 세계에서 한국이 수교하지 않은 4개국(쿠바·시리아·마케도니아·코소보) 중 하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한국과 교류가 확대되며 2005년 수도 아바나에 KOTRA 무역관이 들어섰다. 쿠바를 찾는 한국 관광객도 연간 5000명 이상이다.

미주 대륙의 마지막 남은 냉전이 종식됐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공산혁명 이후 적대해온 미국과 쿠바가 17일(현지시간) 외교관계 정상화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1961년 1월 양국이 국교를 단절한 지 53년11개월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각자 수도에서 전날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교 이후 쿠바를 봉쇄하고, 체제 붕괴로 몰아가려 했던 미국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북한과는 2012년 ‘2·29합의’가 파기된 뒤 불신이 커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그동안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쿠바 정부가 자국민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대쿠바 봉쇄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