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110조원이나 되는 국토부 산하 11개 공기업이 한해 3천억원에 달하는 복리후생비를 표준화된 기준이나 지침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해양위 한나라당 심재철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분석의뢰한‘공기업 복리후생의 종류 및 예산비교’자료를 통해 국토부 산하 공기업의 복리후생비 내역을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11개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성 및 비급여성 복리후생비 총액은 3천 6억여원으로 1인당 610만원 정도 지급됐다.

1인당 복리후생비가 가장 많은 곳은 대한주택보증(주)으로 1480만원이나 되는 반면, 가장 적게 받은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100만원선으로 14배나 차이가 났다.

또한 전체 복리후생비 중 급여성이 1870억여원(61%)으로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급여성 비중이 87%나 돼 대부분 복리후생비가 인건비를 대체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9.1%로 가장 낮았다.

11개 공기업들이 운영하는 복리후생의 종류는 모두 91종으로 그중 급여성이 43종, 비급여성이 48종이나 됐다.

기관별로는 최하 7종(한국감정원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최고 26종(LH)까지 다양했으며 기타로 분류돼 내역을 알 수 없는 복리후생비도 1200억원(급여성 1천억원, 비급여성에서 260억원)이나 됐다.

LH공사의 경우 운영하는 복리후생제도가 다양하다보니 다른 기관에서는 볼 수 없는 장기근속격려비, 여성교통보조비, 귀성차원지원비, 구내식당보조금 등 특정 대상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

이는 감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공공기관 선진화추진실태’ 자료에서 들러났듯,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규정을 위반하고 각종 편법을 동원해 복리후생제도를 과도하게 운영해 온 사실이 확인된 것.

이에 대해 심재철의원은 “공기업의 부채는 곧 국민들에게 피해로 돌아오는 만큼 공기업들은 기관이 어려울 때 다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하기관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부와 예산부처인 기재부는 공기업들의 복리후생비 조성, 종류, 방법 등에 대한 보다 구체화되고 표준화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토부산하 11개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 편법운영 내용>

부산항만공사,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보증(주) 등 3개 기관은 임금체계를 개편하면서 개인별 실적에 따라 지급해야하는 연차조정수당 및 시간외 근무수당 등을 기본급에 부당편입 시키고 경영평가 성과급을 과다 지급.
부산항만공사는 2007년 3월과 2007년 7월 직원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하면서 월 24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기본급에 일괄 편입함에 따라 2007년과 2008년에 경영평가 성과급 약 1억7천만원을 과다지급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는 2009년 12월 야근식대를 기본급에 편입함에 따라 2010년에 14억여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을 과다지급.

한국공항공사, 한국감정원,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5개 기관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닌 경영평가 성과급 전액을 직원 퇴직금 산정시 평균임금에 포함해 2007~2010년 3월까지 퇴직금 170억여원을 과다지급.
이것은 감사에서 적발된 공기업의 퇴직금 과다지급액의 50%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 대한주택보증(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4개 기관은 ‘근로기준법’ 및 정부지침에서 정한 연차 휴가 외에 장기재직 휴가 등의 특별휴가 및 회사창립일과 노조창립일까지 휴일로 운영해 2009년에만 연차 보상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도로공사는 세전 순이익에 미실현 이익을 포함하거나 당기순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에 과다 출연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는 정부지침 및 ‘사내근로복지기금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 폐지 또는 융자사업으로 전환하지 않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임직원에게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무상지원 해 감사에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