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부터 쌀을 관세화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쌀 관세화란 쌀에 관세를 붙여 누구라도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뜻이다. 이로써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10년씩 두 차례에 걸쳐 20년간 개방을 미뤄온 국내 쌀 시장이 내년부터 세계 각국에 전면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WTO 회원국 중 쌀 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다.

정부는 그동안 WTO와 물밑에서 협상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쌀 시장을 개방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무 수입 물량은 해마다 2만t씩 늘어나 올해는 국내 쌀 소비량의 9%인 40만9000t에 이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의무 수입 물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적당한 관세율을 붙여 개방하는 편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개방을 공식화함에 따라 관건은 수입 쌀에 붙게 되는 관세율을 어느 수준으로 결정하느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WTO와 앞으로 벌일 협상을 감안해 이날 개방 방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구체적 관세율을 밝히지는 않을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수입 쌀 가격의 4배쯤인 400% 내외로 관세율을 정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으며, 이 정도 수준에서 결정되면 국내 쌀 가격보다 수입 쌀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이런 정부의 개방 방침에 야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일부 농민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쌀 시장 개방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