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포기한 간 이식 수술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 이식팀은 지난해 12월 일본 홋카이도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해 치료를 의뢰받은 러시아 환자의 간 이식 수술을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러시아 환자 알렉세이(27·남)는 간 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러시아 주치의와 함께 의료 선진국이자 다양한 수술경험을 보유한 일본의 홋카이도대학병원을 치료기관으로 정하고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하지만 일본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 수술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간을 기증하기로 한 환자의 어머니 에레나(50·여)와 이모 갈리나(48·여)가 고령인데다 간의 크기마저 작아 생체 간 이식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홋카이도 대학병원 의료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 이식 성공률(97%)을 달성한 서울아산병원 간 이식팀에 환자를 의뢰했다.

서울아산병원 간 이식팀은 환자에게 2대 1 간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2대 1 간 이식은 기증자의 간의 크기가 작은 경우 두 사람의 기증자에게 간의 일부를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2000년 3월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2013년 현재 서울아산병원이 363건의 수술을 시행해 세계 최다 건수를 기록 중이다.

알렉세이는 지난해 12월 28일 어머니, 이모와 함께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지난 1월 16일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