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부터 4일 아침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강원도 등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리면서 육상과 항공 교통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고 차가 눈길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해 고립된 시민들이 구조되기도 했다.

김포공항에서는 비행기가 눈에 미끄러져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나고 인천공항에서도 항공기의 출발과 도착 지연이 속출했다.

서울·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등교시간을 1시간씩 늦췄으며 경기지역 초교 3곳은 이날 휴업했다.

◇올해 최대 폭설에 육상·항공 곳곳 통제…일부 학교 휴교 = 3일 오후부터 4일 아침까지 서울에 16.5㎝의 눈이 쌓이는 등 중부지방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쏟아졌다.

서울에 내린 눈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것은 물론 2001년 2월15일 23.4㎝가 내린 이래 2월 적설량으로는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춘천ㆍ철원 등 강원 영서 지역에도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여객기 22편, 도착 예정 여객기 14편이 지연됐으며 김포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항공기 14편은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전날 오후 10시20분께 서울 김포공항에서는 착륙 후 이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눈에 미끄러져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국립공원은 치악산 탐방로 12곳이 통제되고 있다. 의정부 경전철은 전날 오후 운행이 중단됐다가 밤부터 일부 운행이 재개됐다.

전날부터 폭설로 통제됐던 서울 북악산 길과 감사원 길, 삼청동길과 인천 강화 전득이 고개 등 도로 4곳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통제가 전면 해제됐다.

등굣길 교통 혼잡이 우려됨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는 등교시간을 1시간씩 늦췄다. 경기 남양주 가양초교, 화도초교, 안산 대남초교는 이날 휴업했다.

◇눈길 사고 '속출'…240명 구조·구급 = 밤새 내린 눈이 그대로 도로에 쌓이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대설주의보 발령 이후 전국에서 196건의 사고가 발생, 240명에 대해 구조ㆍ구급활동을 벌였다고 이날 밝혔다.

차량 고립이나 미끄러짐 사고는 80건 발생해 124명이 구조됐으며, 행인의 빙판길 낙상 사고는 116건 발생해 11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에서 4건의 사고로 10명, 경기도에서는 5건의 사고로 28명이 구조됐다.

이날 오전 3시50분께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주행하던 택시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난간에 부딪혀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11시 17분께는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올림픽대로에서 오리 1천500마리를 싣고 달리던 5t 화물트럭이 눈길에 옆으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 트럭운전자가 구조됐다.

전날 오후 10시 48분께는 충북 충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 매연터널 입구에서는 화물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5중 추돌 사고가 나 부상자 8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오후 9시 1분께는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비금고개에서는 폭설로 차량 5대와 탑승자 17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제설작업 총력…내일 밤부터 또 눈 =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교통을호 비상'을 발령, 경찰 2천300여명을 동원해 교량, 고가도로 등 결빙 취약지점 330개소에 대한 순찰에 나섰다.

인천시 소방안전본부는 3천929명, 장비 578대, 염화칼슘 2천273t을 이용해 오전 1시부터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분당선은 승객수 증가에 대비해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열차는 오전 10시까지, 퇴근시간대(오후 6~8시)는 오후 5시부터 각 1시간씩 연장 운행된다.

서울시도 출근시간 지하철 집중배차 시간(오전 7~9시)을 9시30분까지 30분 연장했다.

기상청은 5일 또 다른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밤부터 눈이 다시 시작돼 6일 오전까지 서울, 경기지역에 최고 3㎝가 쌓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