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영혼을 가진 지적장애인을 상징하는 스노우맨이 친구들과 함께 편견과 차별 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강원도 평창에 지적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의 불꽃을 피웠다.

이들의 염원을 담은 스페셜 올림픽의 주제가 'Together. We Can'(이병우 작사․작곡)이 경기장에 울려 퍼지고 각국 선수단은 물론 관중들까지 한마음으로 함께해 온 세상에 사람이 넘치기를 기원하고 합창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29일 강원도 용평돔에서 개최된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은 '공존과 화합을 향한 인류의 아름다운 꿈'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를 밝히고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힘을 모아 꿈을 노래했다.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30여분 넘게 진행된 주제퍼포먼스 장면에 이은 성화점화와 주제가 합창, 그리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신명나는 사물놀이 한판이었다.

스노우맨의 탄생과 성장을 담은 주제퍼포먼스는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가지는 호혜와 평등, 지적장애인들의 존엄성 회복 등 고유 목적과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고 모두가 함께 승자가 되는 특별한 축제를 만들겠다는 평창스페셜올림픽 조직위의 염원을 세계에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지게 했다.

동방의 하얀 눈의 나라에서 매서운 바람과 아기의 울음소리와 함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스노우맨은 그의 탄생을 반기는 친구들과 어울러져 편견과 차별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나아간다. 메인 무대를 가득 매운 친구들은 환상적이고 일사분란한 춤사위로 희망찬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스노우맨에게 축복의 길을 열어준다.

거칠 것 없어 보이던 스노우맨의 여정에 증오와 미움의 세상(잔인한 태양)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은 패망의 길을 걷는다. 스노우맨은 편견으로 얼룩진 세상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무대에 쓰러져 허무하게 녹아내리고 그와 함께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던 친구들도 하나둘씩 쓰러진다.

그들의 절규가 무대에 가득하고 아우성이 하늘에 닿았을 때 한줄기 서광과 함께 눈꽃요정(피겨스케이트 코치 김나영)과 그의 요정 친구들(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이 나타난다.

그들이 쓰러진 스노우맨과 친구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자 껍질을 벗고 다시 일어난 스노우맨이 눈꽃요정과 하나가 되어 메인무대 및 빙상을 마음껏 뛰어놀며 활기를 찾는다.

절망에 쓰러졌던 스노우맨의 친구들도 하나둘씩 일어서고 마침내 무대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정과 새롭게 살아난 생명의 힘찬 기운으로 넘쳐난다. 스노우맨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님의 숭고한 사랑에 힘입어 다시금 이상향을 향한 꿈의 항해를 시작한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순수한 영혼을 가진 지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의 차갑고 멸시 가득한 눈초리에 좌절하지만 친구들의 우정과 어머니로 대표되는 가족애로 이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 비장애인들과 대등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염원을 담은 성화가 경기장에 들어서고, 무대 위에 자리한 선수들의 손에 손을 거치며 경기장 구석구석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온갖 더러움을 몰아낸다. 이 성화는 전 세계에서 모인 85명의 경찰관들이 아테네에서부터 소중하게 보호해 온 '꿈의 결정체'다.

마침내 그 꿈이 최종 점화자인 대한민국의 스노보드 황석일 선수의 손에 의해 성화대에서 활활타오르고 평창스페셜올림픽의 주제가 'Together. We Can'을 가수 이적이 부르기 시작한다.

'눈보라 몰아치고 어둠이 뒤덥혀도 함께하고 사랑하면 두려울 게 없고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주제가가 끝나자 신명나는 사물놀이판 '어울림 한마당'이 시작된다.

중증장애인 9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풍물패인 '땀띠'와 7명의 젊은 예인들이 모인 전통타악 연희단 '청배연희단'은 협연으로 새롭게 편곡한 '아리랑'을 연주한다.

놀이판을 듣고 있으면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보고 있노라면 한발을 장단에 맞춰 구르게 된다. 이 때문인지 한바탕 춤판으로 끝날 것 같던 어울림 한마당은 참가자들의 열광적인 참여와 호응으로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