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부르고 듣는 흔한 애국가인데 이번엔 달랐다. 든는이의 가슴이 뭉클해졌고, 애국가를 부른 주인공에게 환호성과 갈채가 쏟아냈다.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축제'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박모세 씨(21) 때문이다.

박 씨는 사람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장애를 지녔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1992년 태어나자마자 뒤쪽 머리뼈(후두부 두개골)이 없어 뇌가 밖으로 흘러나오는 뇌류(腦瘤)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선 생존 확률이 0%라며 유산을 하라고 권유했다.

태어난 지 사흘 만에 그는 대뇌 70%, 소뇌 90%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뇌 대부분을 잘라냈기 때문에 보고, 말하고, 듣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장애가 너무 심해 살 수가 없을 겁니다"라고 했다. 그의 이름이 모세인 까닭도, 홍해를 갈랐던 '모세의 기적'처럼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서였다.

기적은 진짜 일어났다. '엄마'도 제대로 못 부르던 아이가 다섯 살 때 말문이 갑자기 터져 주기도문을 줄줄 외웠다. 듣고 기억했던 소리를 모두 따라 했다. 일곱 살 때부터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후, 모세 씨는 노래로 세상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2001년 삼육재활학교 초등과정 시절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수원시 장애인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에는 경북 경산시에서 열린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개막식에서도 애국가를 불렀다.

모세 씨가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을 본 누리꾼들은 "감동입니다" "내 자신이 부끄럽다" "모세 씨의 기적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선수들 그 선수의 가족들 또 응원하는 사람들 모두 파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