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치러진 축구 대선에서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뽑혔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 2차 결선 투표 끝에 전체 대의원 24명 중 15표를 얻어 9표에 그친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정 회장은 1천억 원 예산 규모의 축구협회를 2016년까지 4년간 이끌게 됐다.

1962년 서울 출생인 정 회장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 구단주를 거쳐 현재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은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2011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올라 사외이사의 도입을 통한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개편, K리그 승강제 도입 등의 성과를 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세계로 향한 비상-미래를 위한 혁신-소통을 통한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축구 문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A매치에 편향된 중계방송의 현실을 넘어 K리그와 아마추어리그 등으로 중계의 다양화를 이뤄내 팬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는 내외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축구협회는 최근 불거진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절차를 무시한 경질과 비리 직원에게 위로금까지 주고 퇴직시킨 사실 등이 알려져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더구나 런던올림픽 직후 불거진 '독도 세리머니' 논란을 놓고 일본축구협회에 양해를 구하는 '저자세 문건'을 보낸 사건은 국정감사까지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앞으로 축구협회의 실추된 위상을 끌어올리고 선거 기간 비판의 대상이 된 '현대가(家) 세습'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낼 수 있는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는 게 급선무다. 정 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시도축구협회 지원금 인상과 축구협회 예산의 증대를 약속한 공약의 이행도 관심거리다. 무엇보다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침체된 프로축구 부활도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