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이 처음으로 위헌 심판대에 오르면서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가 9일 "헌법상 과잉(過剩)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한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과료(科料)에 처하도록 한 성매매특별법 21조 1항이다.

오 판사는 자발적으로 성(性)을 파는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으나 법조계에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매매특별법은 사회와 시대의 요청에 따라 제정된 것이어서 단순히 기본권이 제한된다는 이유만으로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인이 합의에 따라 성을 사고파는 것을 국가가 처벌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이 법은 도덕적 위반을 형벌로 처벌하자는 것琯�, 도덕률을 형벌로 단죄하는 건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가 2009년 혼인빙자간음죄를 위헌 결정하면서 개인 도덕의 영역까지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본 것과 비슷한 논리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교수(로스쿨)는 "간통죄를 합헌으로 하고 있는 나라에서 자발적인 성매매를 인정하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며 "성매매로 인한 도덕적 문란을 감안했을 때 성적 자기 결정권이란 이유로 성매매가 보호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 판사는 위헌 제청을 하면서 "성매매특별법은 축첩(蓄妾) 행위나 외국인 상대 현지처 계약 등은 특정인을 상대로 한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며 "본질은 대가를 수수하는 성행위로 똑같은데 성매매 여성만 처벌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형사정책연구원의 승재현 박사는 "이 법이 보호하는 가치는 '건전한 성 풍속'으로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기준"이라며 "개인 대 개인의 문제인 '축첩'과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성매매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오 판사는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매매 행위에 대한 국가의 형벌은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며 "특히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단속할 수 있어 단순 성매매는 비범죄화(처벌 대상 범죄에서 제외하는 것)하는 등 처벌 규정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성매매 여성은 사회적 약자인 만큼 교화 대상이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란 뜻도 있다.

그러나 간통죄에서 볼 수 있듯 성행위에 무조건적인 자유를 부과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김재련 변호사는 "성매매는 인간 신체 행위를 거래하는 행위로 이를 인정하면 장기(臟器) 매매도 인정해야 한다"며 "이를 형사처벌하지 않을 경우 성매매 산업 자체가 비(非)범죄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