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석유는 인수위가 지하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할 정도로 심각하다. 산업연구원의 '가짜 석유 시장 규모 및 탈루세액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경유는 작년 전체 사용량의 16%가 가짜로 추산된다.

휘발유도 2003년부터 작년 7월까지 가짜 비중이 8.2%로 추산됐다. 정부가 가짜 휘발유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작년 상반기에는 이 비중이 1.9%로 줄었다.

산업연구원은 가짜 휘발유·경유 제조에 사용되는 용제나 등유의 총량을 산출해 탈루액을 집계했다. 연구원은 등유·경유의 소비량 추이, 경유 가격과의 연동 등 다양한 변수를 분석해 가짜 석유 물량을 추산해냈다. 이에 따르면, 등유 총 소비량에서 가짜 경유 제조용으로 전용되는 등유의 비중은 2011년 41%, 작년 1~7월엔 40%에 달했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가짜 석유 유통에 따른 세금 탈루액을 2011년 1조727억원, 작년 상반기 4679억원으로 추정한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가짜 석유 유통량 추정 모델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모델을 사용했기 때문에 최소 추정 탈루액을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폐유·저질유 등을 사용한 가짜 경유 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탈루 세액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주유소협회 측은 이 같은 분석 모델이 상당 부분 과장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유로 곧바로 전용 가능한 보일러 등유가 존재했던 2011년 이전에는 가짜 석유 유통이 많았지만, 현재는 집중 단속으로 상당부분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석유관리원 하종한 실장은 "이번 가짜 석유 유통량은 보일러 등유를 빼고 산정한 것이기 때문에 수치에 과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석유관리원이 추진하는 석유 수급 보고 전산화 시스템이 완비될 경우, 휘발유·등유·경유 거래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가짜 석유 중 거래 비중이 가장 큰 '등유 혼합형' 가짜 경유를 근절할 수 있다고 석유관리원은 설명했다.

가짜 석유 유통에 따른 세금 탈루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짜 석유란 경유에 등유를 섞거나 벤젠·톨루엔 등 석유화학 제품을 혼합해 휘발유·경유 등과 유사하게 만든 것이다. 가짜 석유는 유류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사용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불법 제품이다.

10일 산업연구원이 한국석유관리원 의뢰를 받아 작성한 '가짜 석유 시장 규모 및 탈루 세액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세금 탈루액은 2011년 1조727억원으로 조사됐다. 정상적인 석유 제품이라면 당연히 정부에 냈어야 하는데 불법 제조한 것이어서 그만큼 세금을 안 낸 것이다. 즉, 가짜 석유 시장만 철저히 단속해도 연간 1조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 상반기 세금 탈루액은 46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석유관리원은 전국 주유소 거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석유 수급 보고 전산화 시스템'을 설치해 가짜 석유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산 65억원도 확보했다. 석유관리원 강승철 이사장은 "1970년대부터 수기(手記)로 작성해온 낡은 시스템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국가 세수를 늘리면서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석유 유통망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거래 상황이 모두 전산화될 경우 무자료 거래, 면세유 불법 유통, 유가보조금 부당 수령 행위 등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