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10월 부산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의 숙박시설 가격이 10배 가까이 폭등해 논란이다.

2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BTS는 오는 10월15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특설무대에서 박람회 유치를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연다. 관람객 규모는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산 지역의 숙박비가 폭등했다는 글이 쏟아졌다. 숙박 예약 사이트 등에 따르면 평소 10만~30만원이던 인근 호텔 하루 숙박비는 100만~300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누리꾼은 예약한 객실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고도 주장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부산시는 "지난 26일부터 점검반을 편성해 현장 파악과 계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오는 30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부산시의 계도가 권고사항에 그칠 뿐 민간 숙박업소의 가격 인상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한 숙박업소의 행동을 법적으로 문제 삼기도 어렵다.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행위는 민법상 계약에 해당한다. 계약은 당사자간 합의로 성립하는 법률행위다. 어느 한쪽이 내건 조건에 상대방이 승낙해야만 체결된다. 만일 한쪽이 제시한 조건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연히 계약이 성립하지 않는다.

숙박업소가 10배가 넘는 가격을 요구하는 것은 청약에 해당한다. 가격과 같은 계약 조건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계약을 하지 않으면 된다.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숙박을 해야 하는 관람객 입장에서는 숙박업소의 이런 행태가 부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 부산시 역시 "유치 기원 콘서트의 의미를 퇴색되고 부산의 이미지도 실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변호사는 "가격 책정은 숙박업소의 자유이고 콘서트 관람객들이 비싼 요금을 주고서라도 반드시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면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며 "상도의 면에서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숙박업소에서 이미 예약한 숙소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면 문제를 삼을 수 있다"며 "예약금을 지불하고 숙소를 예약한 경우 숙박업소가 특별한 사정 없이 취소한다면 예약금의 2배를 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