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곽상도 전 의원의 자택과 하나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곽 전 의원의 주거지와 그가 사용하던 사무실, 하나은행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그 대가로 곽 의원의 아들 병채 씨에게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챙겨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병채 씨와 하나은행 관계자 등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졌고 50억 원을 한도로 병채 씨의 은행 계좌 10개가 동결된 상태다. 검찰이 이날 하나은행 본점의 여신 업무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담당 부서를 압수수색한 점도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김씨와 남욱 변호사,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또 시행사 '성남의뜰'로부터 약정된 수수료 200억원을 받은 후 100억원을 추가로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곽 전 의원과 김 회장 측은 사건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김씨의 경우 구속 기한이 22일이라 우선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 한편, 곽 전 의원 관련 부분은 향후 추가 기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