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경전철이 새해 첫날 멈췄다. 지난해 7월 개통 이후 열 번째다. 의정부시는 “경전철 시스템 이상보다는 폭설이나 추위 때문에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주)의정부경전철은 1일 오전 7시45분쯤 탑석역∼발곡역 사이 15개 역 전 구간의 경전철 운행을 4시간 정도 중단했다. 이 바람에 전동차 승객 100여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 지역은 이날 오전 최저기온이 영하 14도를 기록했으며 오전 6시쯤부터 내린 눈은 약 5㎝ 이상 쌓였다. 의정부경전철의 한 관계자는 “선로에 쌓인 눈으로 미끄러짐 현상이 발생해 열차가 정 위치에 서지 못했다”며 “승객의 안전을 위해 경전철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의정부경전철은 지난해 11월 30일에도 선로 결빙으로 멈췄다. 이날 사고도 집전 장치에 생긴 결빙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개통된 의정부경전철은 독일 지멘스의 전동차와 운행 시스템을 채택했다. 무인 운행 시스템으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제동장치가 작동해 선로를 운행하는 모든 전동차가 멈춘다. 독일·프랑스·홍콩에서도 사용되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정지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운행사 측도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있다.

이미 의정부경전철은 ‘세금 블랙홀’로 전락한 상태다. 의정부경전철은 민간사업자가 건설한 뒤 30년간 관리·운영하다 의정부시에 운영권을 넘겨주는 민간투자제안방식(BTO)으로 건설됐다. 하지만 ‘사고철’ 이미지 등의 이유로 매월 이용객은 1만2000∼1만3000명에 불과하다. 개통 전 예측된 수요의 15% 수준이다. 이 바람에 매월 20억원의 운영적자가 쌓이고 있다. 적자액은 의정부시 예산으로 보전해 줘야 한다. 의정부시와 경전철 운영업체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