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시내 콜센터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시범 도입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시범사업 대상으로 거론된 학원 등은 이르면 27일에나 포함 여부가 결정된다. 자가검사키트 시범도입 소요 비용은 서울시 자체 예산으로 부담할 계획이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거론한 자가검사키트를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에서 우선 도입하는 내용의 자체 방역 방안을 논의했다. 자가검사키트는 오 시장이 취임 다음날인 이달 9일 ‘일회용 진단키트’ 도입을 주장하면서 공론화했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국내 자가검사키트 2종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린 바 있다.

서울시는 애초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와 종교시설, 골목상권에 우선적으로 도입하려 했지만 검사의 정확도와 실효성 등을 고려해 콜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도입 대상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의 경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자가검사키트 대신 선제 이동식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도입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중으로 도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종교시설과 골목상권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검사가 어려운 특성 때문에 검사 결과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자가검사키트 도입 비용은 일단 서울시가 부담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서울시가 지원해 상생 방역의 취지에 맞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자가검사키트는 개당 7000∼1만원 선이다.

서울대는 이날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신속 분자진단 검사 방식의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시작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검체 채취부터 분자진단까지의 과정을 현장에서 처리해 2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선제검사에서 감염의심 사례가 나오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유전자증폭(PCR) 확인 검사를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서울대는 현장 실험·실습이 필수적인 자연과학대학 대학원생 등 실험실 종사자 2700여명 중 희망자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추후 검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이날 서울대를 방문해 “서울대가 성공적인 방역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계천과 한강공원 등 야외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가 잇따르자 이들 지역에 대한 방역수칙 강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해선 서울시 기획담당관은 “정부의 특별방역관리주간 선포에 따라 세부시설별 점검 방역강화 대책을 각 실·국·본부별로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획담당관은 방역과 민생을 모두 챙기겠다는 내용의 ‘서울형 거리두기’안과 관련해선 “정부와 협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완화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 시범 시행에 들어간 경북 지역 12개 군은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행여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을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경북 12개 지역 가운데 군위·성주·울릉·청도 등 7개군은 일주일 동안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완전히 해제한다. 청도군 한 관계자는 “최근 2개월 동안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장기간 침체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사적 모임 제한을 모두 풀었다”며 “식당이나 카페 등에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의성·예천·울진·영덕·울릉 5개군은 사적 모임 금지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대신 종교시설 모임과 식사, 숙박은 ‘자제’에서 ‘금지’로 한 단계 강화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그동안 인구 대비 확진자가 많았고 더 조심한다는 취지로 인원 제한을 완전히 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