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게자 안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던 피아니스트 이진상(사진)이 14일 고양아람누리에서 브람스의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향과의 협연이다.

그는 “브람스 음악은 흔히 지혜와 연륜으로 요약되지만, 협주곡 1번은 청년 브람스의 패기와 열정이 응축된 곡”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콩쿠르에서 처음 연주했죠. 20대가 가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제가 브람스 음악과 코드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진상은 독특하게도 피아노 자체의 물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단순한 호기심을 뛰어넘어 본인이 직접 피아노를 조율할 뿐 아니라, 이제는 아예 독일 함부르크의 스타인웨이 본사에서 피아노 제작에까지 참여한다. 그는 “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릴 수도 있다”고 했다.

“피아노는 살아 있는 생물입니다. 그 생명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나무를 사용했고, 얼마나 건조시켰고, 어떤 장인이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를 탐구하는 일은 피아니스트한테 중요합니다. 그것이 제가 피아노 자체에 관심을 갖는 이유죠. 제가 꿈꾸는 것은, 직접 제작한 피아노로 연주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