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소중함과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신교계 단체 '하이패밀리' 대표인 송길원(55) 목사와 부인 김향숙(52) 가정사역평생교육원장은 4일 서울 청진동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992년 부산에서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하이패밀리는 그동안 결혼예비학교, 부부세미나, 아내행복교실, 아버지학교, 사춘기부모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표적인 가정 연구소로 자리잡았다.

혼혈인 인권 차별 개선을 위한 범시민 운동을 통해 '다문화가족지원법' 통과에 기여한 것을 비롯, 성매매방지법과 건강가정기본법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금은 '가정 사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한때는 송 목사 부부도 이혼 위기까지 갔던 '문제 부부'였다. "저희 둘을 가리켜 '송성질' '김고집'이라고 해요. 두 사람 성격이 정반대라 결혼 초에는 엄청 싸웠죠."(김 원장)

"치약을 짜서 쓰는 것부터 다른 게 너무 많았어요. 아버지가 결혼 전에 '여자는 이런 속성이 있다'고 팁을 줬으면 좋았을텐데 아버지가 했을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니 아버지 원망도 많이 했죠."(송 목사)

결혼한 지 3-4년 만에 이혼 직전 상태까지 간 송 목사 부부는 우연히 김인수·김수지 교수의 세미나에 참석해 부부 갈등이 배우자가 아닌 자신의 문제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가슴 한 켠에 있던 상처를 내보이고 나서야 비로소 부부는 하나가 됐다.

이후 '가정 사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송 목사는 "한국 교회는 목회와 선교에 치중했지만, 의사가 그린피스 운동을 통해 더 크게 세상을 끌어안듯 전통 목회가 아닌 전문 사역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게 또 다른 선교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1994년 유엔이 '세계 가정의 해'를 선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 결과 현재 부부세미나를 수료한 부부만 3천500여쌍에 달한다. 아버지학교는 5만명, 아내행복교실은 1만명이 거쳐 갔다. 

송 목사 부부는 지난 7월 경기도 양평에 16㎡ 안팎의 '계란 교회'를 세운 데 이어 조만간 사이버대학도 세울 계획이다.

"향후 10년, 20년은 '글로벌 사역'으로 나아가야죠. 젊은 세대를 파고들 수 있도록 앞으로는 사이버교육을 통해 펼쳐나갈 겁니다. 그리고 가정 폭력에 대해 공산권 국가에서도 관심이 많던데 한국적인 것을 제대로 전달할 겁니다."

하이패밀리는 오는 10일 저녁 사랑의교회에서 20주년 축하연과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