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재고 명품이 온라인에 풀린 3일, 해당 온라인 쇼핑몰은 판매 시작 전부터 몰려드는 쇼핑객들로 접속이 지연됐다. 일부 쇼핑몰은 판매 하루도 안돼 준비된 물량의 90% 이상이 매진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날 재고 면세품 물량을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와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예약 판매했다. 관세청이 지난 4월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을 지원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상품을 다른 내수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 처음 면세품이 시중에 판매된 것이다.

에스아이빌리지의 경우 이틀 전부터 행사를 공지한 덕에 판매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쇼핑객이 몰려 접속 장애를 빚었다. 회사 측은 평소보다 20배 이상의 접속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서버를 증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쇼핑몰은 1시간이 지나서야 접속이 됐고,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주요 제품을 보면 '생로랑 선셋 모노그램 라지 체인 숄더백'은 281만3000원으로 정가(330만원)보다 14.7% 저렴하다. '발렌시아가 클래식 시티 미니 토트백'은 정가(209만원)보다 36% 낮은 133만6000원에 판매됐다. 준비된 제품은 총 200여 종으로, 당초 회사 측은 12일치 판매분으로 물량을 기획했다.

이날 이 쇼핑몰에는 오전에만 15만명이 접속했다. 판매 초기에는 "살 게 없다", "할인율이 낮다"는 불평도 있었지만, 판매 개시 3시간 만인 오후 1시 기준으로 80%가 매진됐다. 오후 7시 30분 현재 발렌시아가 제품은 모두 동났고, 17개 품목만이 남은 상황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예상한 것보다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2차 재고 면세품 판매 행사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도 이날 오전 9시부터 명품 브랜드 펜디와 지방시의 재고 상품 총 85종을 최대 47% 할인 판매하고 있다. 행사를 미리 공지하지 않아 에스아이빌리지처럼 홈페이지 접속 장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재고 면세품이 팔린다는 소식이 번지면서 오후 7시 30분 현재 22개 품목이 동났다.

쓱닷컴은 매주 브랜드를 바꿔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재고 면세품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린 이유는 해외 출국을 하지 않고도 면세품을 살 수 있어서다. 여권도, 항공권도, 구매 한도도 고민할 필요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듯 간편하게 명품을 면세가에 살 수 있다. 이날 면세품을 구매한 이모 씨는 "보통은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며 면세점에서 명품을 쇼핑하곤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쇼핑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국내에서는 가격이 비싸 엄두를 못 냈는데, 이번 기회에 원하던 제품을 조금 저렴하게 샀다"고 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재고 면세점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3개 매장에서 재고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26일부터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해외 명품 등 10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 신라면세점도 이달 중 매스티지(Masstige·가격은 명품보다 저렴하지만, 품질면에서 명품에 근접한 상품) 브랜드 중심으로 장기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