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대중 앞에 현재 모습을 드러낸 25일,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들이 튀어나오자 순식간에 이목이 그들에게 쏠렸다. JTBC는 조씨가 손 사장에게 흥신소 사장인 것처럼 접근해 협박을 했고, 증거 확보를 위해 금품을 건넸다고 설명했으나 손 사장이 즉시 신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손 사장이 이날 JTBC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조씨는 손 사장과 법적 분쟁 중인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의 사주를 받은 흥신소 사장처럼 행동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조씨는 ‘김씨가 손 사장과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김씨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조작해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손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고 JTBC는 전했다. 그러면서 JTBC는 손 사장이 아무리 김씨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증거에 대한 금품을 요구했고, 손 사장은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게 JTBC 입장문의 내용이다. 이후 조씨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검거된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이 조씨에게 건넨 금액의 구체적인 액수는 JTBC 입장문에 담기지 않았으나, 10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손 사장 정도 되는 사람이 20대 청년에게 협박을 당하고, 요구대로 돈을 전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의 의혹이 일었다. 증거 확보를 위해 금품을 건넸다는 부분도 석연찮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손 사장이 협박을 당한 시점에, 늦어도 돈을 건넨 뒤에라도 신고를 했다면 조씨의 끔찍한 범행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많다.

손 사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조씨의 협박에 응한 이유에 대해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김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씨를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씨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손 사장이 상대방이 조씨라는 걸 알게된 것도 그가 검거된 후 경찰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손 사장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여서 신고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뉴스1에 “조씨의 협박은 손 사장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즉각적으로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으면 경찰이 조씨의 거주지나 신원을 조기에 파악하는 기회를 잡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