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정부와 주요 기관을 중심으로 코로나발 국내와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지난친 비관론과 심리적 위축을 경계하기도 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오후 코로나19 관련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긴급 주재한 자리에서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엄중한 상황 인식을 재차 강조하며,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해 빈틈없는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시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가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글로벌 가치 사슬 충격으로 인한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이날 발간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 경기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산업생산·소비심리·수출·금융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고, 노동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KDI는 감염병 확산이 장기화한다면 국내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코로나19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평가’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는 36만 명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우선,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165억 3100만 달러(약 19조 70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GDP의 1.02%(2018년 기준 적용)에 해당한다. 고용에도 적잖은 영향을 줘 취업자 수가 35만 7000명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의 1.19% 수준이다. ADB가 내놓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여행 금지와 내수 감소가 6개월간 이어지고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3개월 지속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