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대표가 '기무사 계엄령 문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22일 고발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당 차원에서 임 소장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임태훈 소장을)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임 소장이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와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국군기무사령부 '촛불 계엄령' 문건이 2급 기밀인 만큼 군사기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입수하거나 누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황 대표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군사력을 투입해 진압할 것을 논의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문건 같은 것은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 완전히 가짜뉴스이고, 가짜뉴스가 아니라 거짓말"이라면서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전날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제보를 통해 지난해 7월 6일 언론에 공개했던 기무사 계엄령 문건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의 원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입수했다"며 주요 내용을 밝히고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작년 7월에도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공개하며 기무사가 탱크 200대와 특전사 1천400명 등 군병력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소장은 공익제보를 통해 새로 밝혀진 계엄령 문건에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대표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기상으로도 황 대표 등 정부 주요 인사 간에 군 개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문건 원본을 공개했다. 국감에 출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오늘 인지가 됐다"며 "앞으로 처리 방안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은지 검토하고 논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임 소장은 이날 다수의 언론사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황 대표의 계엄령 문건 연루 가능성을 알고도 부실수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검찰수사가 되게 선별적이고 피상적이다. 정경심 교수는 사실상 사문서 위조죄로 소환하지도 않고 재판에 회부하지 않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해외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기소중지를 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안검사 출신이자 또 법무부 장관에, 총리까지 지내고 대통령권한대행을 한 막강한 권한을 가졌던 분에 대한 예의나 무서움이 아닐까 판단하고 있다. 지금 황교안 대표의 '키즈'들이 검찰에 굉장히 많기 때문에 검찰의 봐주기식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황교안 대표가 최근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엄포를 놓고 왔는데 윤 총장은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 황 대표가 무섭긴 무섭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법적대응을 한다고 했는데, 제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