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종법사 추대식에서 만난 문재인-안철수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양측 모두 11일 각자의 공약을 집대성한 '정책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정책 발표 후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해 왔고, 안 후보는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4일 전북 군산의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한 안철수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진정한 정치 개혁이,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좋다. 정말 진심이 담긴 약속들이 있어야 정권 교체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치 쇄신을 분명히 하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단일화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문 후보도 이날 "저에게 유리한 (단일화)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기와 방법에서 안 후보의 의사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한다. 민주당은 금주 중 '단일화추진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양측이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단일화 협상에 맞서 상대의 요구를 일정 정도 받아들이면서 전열을 정비해가는 국면이다.

안 후보는 이해찬 대표 사퇴와 박지원 원내대표 잔류라는 민주당 내의 최근 기류에 대해 "(제) 진정성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제가 인적 쇄신에 대해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 아주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해오고 고생한 민주당 의원들을 모두 다 존중한다"며 "정말 국민이 정치 쇄신이 됐구나 판단하는 순간이 정권 교체 성공의 시작"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제주 희망콘서트에서 "계파를 만들어 계파 이익에 집착하다가 (4·11) 총선을 그르친 그분들이 책임"이라고 했고, 이 발언은 이 대표와 친노(親盧) 세력을 공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 충장로에서 가진 시민들과 '번개 만남'에서 "11월 25일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내일 (전남대) 강연 들으러 오십시오"라고 했다. 단일화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밝힐 것이란 의미로 비쳤다. 문 후보 측 한 의원은 "의외로 단일화 논의가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수도권 선대위 출범식에서 안 후보에게 "우리가 단일화할 것이란 원칙을 하루빨리 합의해 국민에게 제시하자고 제안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은 우리 헌법에 국회·정부·대통령보다 앞에 있다"며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국민이 정당에 대해 냉소와 실망을 갖지만,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거듭되는 혁신을 통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기필코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고 그날부터 문재인 정부 5년간 대한민국은 근본적인 틀이 바뀔 것"이라며 "퇴로도 없고 하산도 없다. 오직 전진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