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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비자 허용에 '분노'하는 이유
대법원, 17년 만에 유승준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 부당 판결
2019년 07월 13일 (토) 22:28:26 이 현재 ctoday34@naver.com

 가수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유)이 17년 만에 한국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유승준은 2002년 병역 회피로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대법원은 지난 11일 유승준이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유승준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비자 신청 거부가 적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을 서울고법은 유승준 사건을 다시 심리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 통상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한,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야 한다. LA 총영사관 측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통해 유승준의 비자 발급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대법원이 판단한 만큼 유승준의 입국 길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유승준이 신청한 대로 'F-4 비자'를 발급받게 된다면 한국에서 경제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비자가 발급돼도 유승준이 한국에서 가수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론의 반응이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대중들은 왜 그에 대한 비자 발급 허용에 분노하고 있을까.

1997년 데뷔한 유승준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국내 가요계를 휩쓸던 대표적인 스타가수였다. 그는 미국 영주권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활동했다.

유승준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군대에 가겠다.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군입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국방부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승준은 돌연 입대를 앞둔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현지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 그가 과거 수차례 군입대 의사를 밝혀왔던 만큼 대중의 배신감은 컸다.

영주권은 이민 비자로서 한국 국적과 해당 나라에서 거주할 권리를 함께 지닌다. 외국인이 그 나라의 국적을 소지하지 않고도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권리다.

시민권은 해당 국가의 국민이 되는 것이다. 영주권에서는 얻을 수 없던 투표권 등도 가질 수 있다. 한국은 국민이 후천적으로 다른 나라의 시민권을 취득했을 때 국적법에 따라 반드시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유승준은 이에 따라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유승준이 군입대 의사를 밝히다가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병역 기피의 목적성이 다분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병역 면제를 받았던 당시 26세였던 유승준은 "군복무를 하고 나면 내 나이가 서른이다"라며 "댄스 가수로서 생명력이 없다"고 병역 미이행의 당위성을 설명해 더욱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 같은 유승준의 해명에도 정부 대리인인 LA 총영사관은 병역 기피 목적을 이유로 출입국관리법상 제11조에 의거해 그의 입국을 거부했다. 유승준은 이후 17년간 입국을 거부당했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공분을 샀던 유승준은 1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소송의 첫 재판 시기였던 2015년 5월 인터넷 방송에서 눈물로 사죄했다. 그러나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욕설 등이 그대로 송출되며 대중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당시 유승준은 "이렇게 늦게 사죄 말씀을 전해 정말 죄송하다"고 무릎 꿇고 사과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아이들과 한국 땅을 밟고 싶다는 것 말고는 아무 이유도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유승준과 제작진은 인터뷰가 끝난 후 카메라만 끄고 오디오는 그대로 둔 채 방송이 종료된 것이라 착각하고 욕설을 했다. 방송 제작진들은 "기사 계속 올라오네", "왜냐하면 애드립을 하니까", "세 번째 이야기는 언제 하냐고 그러는데요?", "아 씨, XX새끼"라고 대화했고 이 음성은 그대로 방송됐다.

이후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황을 인지한 관계자들은 "야 이거 안 꺼졌잖아"라며 당황했다. 이 모습에 한국 누리꾼들은 유승준이 눈물 흘리며 반성했던 모습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다시 등을 돌렸다.

유승준은 'F-4 비자'를 신청했다. 이는 재외동포에게 주는 비자로 일반적인 관광비자 등과 달리 선호도가 높다. 투표권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F-4 비자를 가진 이들은 정부가 일자리 침해를 우려해 제한해둔 53개 업종을 제외하고 어떤 분야에서든 채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승준이 F-4 비자를 발급받게 된다면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가수활동을 포함한 연예활동에도 제약이 없다.

이에 누리꾼들은 "단순 입국이 아닌 국내 연예 활동이 목적이다. 경제 활동을 못 하면 오겠나?(jinm****)", "한국에 오고 싶다면 관광비자로 오면 된다. 굳이 F-4 비자로 와서 3년마다 갱신하며 세금도 안 내놓고 의료보험, 금융혜택 누리려는 것(wawa****)"이라고 비난했다. 유승준이 관광비자가 아닌 F-4 비자를 신청한 이유가 한국에서 각종 혜택을 받고 경제활동을 통해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비자 종류는 크게 알파벳에 따라 8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A 외교·공무 △ B 비자면제 △ C 단기방문 △D 유학·투자·구직 △E 전문직·비전문직 △F 거주·영주·동반자 △G 기타 △H 취업 등이다.

F-4 비자 신청대상은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이나 부모의 일방 또는 조부모의 일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이다. 입국 대상자에 따라 뒤에 붙은 숫자가 달라진다. △재외동포본인(F-4-11) △재외동포 직계가족(F-4-12) △대학졸업자(F-4-14) 등이다.

F-4 비자를 받으면 국내에 체류하며 폭넓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건강보험 혜택도 동등하고, 부동산이나 금융거래를 할 때도 내국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3년마다 갱신하며 한국에서 영구적으로 체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일반 관광비자인 C-3 비자는 체류기간이 3개월로 제한돼 있다.

유승준은 비자 제한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병역 기피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에는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국적 동포가 41세가 되면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 유승준의 나이는 43세로 비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들로 국내에서는 유승준의 입국과 비자 발급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유승준의 입국 허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스티븐 유(유승준) 입국금지 다시 해주세요. 국민 대다수의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급속도로 동의를 얻어 게시된 지 하루만인 12일 오후 1시15분 기준 6만5667명의 서명자가 참여했다.

청원인은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사람으로서, 돈 잘 벌고 잘 사는 한 유명인의 가치를 수천만명 병역의무자들의 애국심과 바꾸는 판결이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대한민국을 기만한 유승준처럼 시간이 흐른 뒤 조르면 (입국을 허가)해주는 나라에 목숨 바쳐 의무를 다한 국군 장병들은 국민도 아니냐"며 분개했다.

반면 유승준의 입국 허가가 납득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17년 동안 벌 받았으면 됐다(fait****)", "더 한 짓을 한 연예인들도 TV에 나오는데 유승준에게만 가혹한 게 이해가 안 된다. 이만했음 입국 허가해줘도 된다(catw****)", "유승준만 들어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려면 다른 군 회피 시민권 획득자들도 입국금지 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돼도 최대 5년이면 다시 입국이 가능하다(huji****)"며 옹호했다.

한편 유승준은 법률대리인 임상혁 변호사를 통해 "가슴 속 깊이 맺혔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벅찬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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