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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혁신위, 줄사퇴에 패닉
주대환 위원장 사퇴 "계파 갈등,검은 세력에 개탄"
2019년 07월 11일 (목) 21:30:58 이문열 ietoday@ietoday.kr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혁신위 내 '계파 갈등'을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당 혁신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 10일 만에, 또 당 혁신위가 1차 혁신안을 의결하자마자 위원장이 직을 내려놓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혁신위원도 추가로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혁신위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1차 혁신안이 의결된 만큼 이를 둔 또다른 갈등이 벌어질 지도 관심이 쏠린다.

주대환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회 활동 중에 제가 본 건 계파 갈등의 재현이었다. 혁신위원회 안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이었다"라며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 크게 분노를 느끼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의 미래 발전 전략을 내놓지 않고 계속 '손학규 퇴진' 단어 두 개, 그 이야기만 하는 분들이 혁신위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 젊은 리더들이 계파에 전이돼 그런 역할을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혁신위가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이후 10일 만에 위원장이 전격 사퇴한 것이다. 특히 주 위원장의 사퇴는 전날 1차 혁신안으로 '당 지도체제 혁신안'이 의결된 뒤 이뤄져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주 위원장은 사퇴 배경으로 '계파 갈등'을 지목했다. 혁신위는 주 위원장 측과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주장해온 비당권파(유승민계-안철수계)가 각각 절반씩 추천해 9명(위원장 포함)으로 구성됐는데, 혁신위가 '계파 대리 전'으로 비화됐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전날 의결된 혁신안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안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청회와 여론조사로 현 지도부 대표 체제를 검증한다는 안이 골자로, 손학규 대표 등 현 지도부의 재신임이 다뤄지게 된다.

무조건적인 개편이 아닌 '진단과 검증을 통한 혁신'이라는 전제가 명시됐지만, 혁신위원들 사이에서도 '재신임'이란 문구를 넣을지를 두고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혁신안은 5대4로 간신히 의결됐다.

주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전날 혁신안에 대해 "설익은 합의다. 무슨 당 미래 발전 전략이 있나. 당 혁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그걸 우려해서 더 논의하자고 간곡히 이야기했는데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주 위원장이 사퇴하자 혁신위원들을 비롯한 바른미래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주 위원장 측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소연 혁신위원은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지환, 조용술 혁신위원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은 향후 후임 위원장에 따라 사퇴 여부를 고민한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끄럽다. 이런 쓴소리를 들어 마땅한 혁신안을 들고 나와서, 너무 예측 가능한, 누가 봐도 뻔한, 혁신적이지 않은 혁신안, 최고위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 혁신안의 의결에 이른 책임을 혁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통감한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혁신위가 해체 위기에 처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지 관심이 쏠린다. 손학규 대표 퇴진을 놓고 공개 회의 석상에서 거친 말이 오가는 등 팽팽히 맞섰던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혁신위가 출범하자 이런 모습을 자제해왔다.

향후 혁신위 존속 문제와 1차 혁신안 추진 문제가 갈등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비당권파는 후임 위원장을 찾아 혁신안 추진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혁신위가 의결한 혁신안이 위원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결정에 불복해서 사퇴해버리는 건 너무나 무책임한 일로 몹시 유감스럽다"라며 "당 혁신 작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자 인선 문제를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당권파는 회의적이다. 내달 15일까지 혁신위 활동이 예정돼있는데 주대환 위원장을 선임하기까지도 적잖은 시일이 걸렸고, 내부 인사를 인선하는 데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1차 혁신안이 의결된 만큼 최고위에서 논할지 여부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릴 전망이다.

당규에 따르면 혁신위 결정 사항에 대해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토론을 거쳐 최종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를 두고 1차 혁신안의 자동 상정이 가능할지, 혁신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를 두고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의 사퇴에 당 내부에선 비판도 나온다. 혁신위 구성 전부터 계파 갈등이 뿌리깊었던 만큼 예상됐던 수순으로, 혁신위원장이 감당하고 이끌며 수습안을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혁신위원들마저 줄줄이 사퇴하자 일각에선 손학규 대표 퇴진 문제를 건드리자 사퇴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낸다.

혁신위 대변인인 이기인 위원은 혁신안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계파싸움을 막기 위해 혁신위를 구성한 장본인으로 당규에 의거한 의결과정을 계파갈등으로 몰아세우고 전격 사퇴하는 모습에 위원장을 맡은 의도가 뭐였는지 안타깝다"며 "코치가 없다고 경기를 포기할 수 없다. 당의 혁신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성주 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혁신위가 당의 종양을 제대로 겨누니 혁신위를 깨버리겠다고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주 위원장이) 오히려 청년들을 조종하려고, 계파 싸움이란 프레임을 씌워서 뭘 하려던 것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든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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