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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인멸' 삼성전자 부사장 2명 또 재판에
증거인멸교사·은닉교사 혐의
2019년 06월 12일 (수) 19:33:36 이석봉 기자 hslee0049@naver.com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을 중간에서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써 이번 사건 수사개시 이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7명이 구속상태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12일 삼성전자 김모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증거인멸교사 및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두 부사장이 하급자들에게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들이 하급자를 회유하는 등 '꼬리자르기' 시도를 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고발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 재경팀 소속 직원들이 '부회장 통화결과', '바이오시밀러 개발社 상장 현황', '바이오에피스 상장계획 공표 방안' 폴더 등에 저장된 1GB 상당 파일 2156개를 삭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달 20일 수사개시 후 처음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된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지시를 받고, 직원들의 업무용 이메일과 휴대전화에서 'JY', '합병', '바이오젠', '콜옵션' 등의 단어가 포함된 문건 등을 삭제하도록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후 지난해 6~8월까지 경기 수원시 삼성에피스 4층 회의실과 인천시 삼성에피스 정문 경비동 1층 미팅룸에서 각각 5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키워드 검색 등 방법을 통해 대표이사를 비롯 총 30여명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저장된 삼성바이오의 부실공시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증거가 인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6월쯤에는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보안서버 담당 실무직원들이 윗선의 지시를 받고 공용서버 본체를 각기 공장 바닥과 본인 자택에 은닉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를 실행했던 실무직원급인 안모 대리도 지난달 24일 구속기소 된 상태다.

검찰은 사업지원TF의 지휘 아래 관련 자료가 조직적으로 은닉·폐기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상무들이 신분을 숨긴채 여러차례 삼성바이오·삼성에피스를 찾아 회계자료·보고서 인멸을 지휘·실행한 것으로도 나타나 그룹 차원의 개입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역할을 대체하는 부서로 알려진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와 삼성그룹 IT 보안 전문 조직인 보안선진화TF 소속 서모 상무가 당시 현장을 찾아 이같이 증거를 인멸하고 교사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역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김·박 부사장이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와 함께 백·서 상무 등에게 윗선에서 증거인멸을 지휘한 것으로 판단해 세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달 25일 법원은 김 대표를 제외한 김·박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만 발부했다.

김 대표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해 5월1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후 어린이날인 5월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및 재경팀 부사장 등이 배석한 이 자리에서 증거인멸 방침과 함께 일명 '오로라 프로젝트'인 지분재매입TF 해체 결정이 내려졌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앞두고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에피스 지분을 획득할 경우 삼성바이오가 지분을 다시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참석해 논의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은 지난 5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함께 참여했던 김 대표와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돼 검찰은 추가 조사를 이어가며 재청구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11일) 현 단계에서 가장 윗선으로 꼽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불러 17시간 가량 증거인멸과 관련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첫 조사에서 지난해 5월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재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열린 회의 중 이 부회장이 증거인멸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가 분식회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등과 직접 전화로 현안 관련 보고·지시를 한 육성 녹음파일 등을 삭제한 정황을 파악하고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하기도 했다.

정 사장이 이 부회장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생활을 함께했고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을 맡기도 해 최측근으로 불리는 만큼, 검찰의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본류인 분식회계 등과 관련해 정 사장을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후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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