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상처만 남았다. 집단 따돌림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 MBC 특집극 ‘못난이 송편’(극본 최현경ㆍ연출 이은규)이 남긴 메시지다.

24,25일 방송된 ‘못난이 송편’은 모교에 부임하게 된 주희(김정화)가 반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자신의 과거와도 마주하는 내용을 담았다. 학창시절 방관자였던 주희는 당시 사건으로 현재까지 상처를 안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아영(경수진)과 소정(장지은)을 찾아가 두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그의 따뜻한 조언은 제자들에게도 전달, 예빈(주다영)과 유민(남보라)이 자살시도로 의식을 잃은 세진(조정은)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게 만든다

희망을 암시하며 마무리된 ‘못난이 송편’은 시청률을 넘어 작품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실적인 상황 설정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완성도를 높였다.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 왕따 당하는 건 아니에요. 누군가 왕따 시키는 동안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유민) “왕따는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이지만 일어난 이상 피해자도 가해자도 방관자도 절대로 자유로울 수가 없어”(주희) 등의 대사는 제작진의 깊은 고민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화 경수진 장지은 등 성인 연기자들의 안정적인 연기는 극을 힘 있게 이끌어 갔다. 기존 청순한 역할에서 벗어나 지적 장애를 연기한 경수진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다영 남보라 조정은 등 아역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순수하고 천진한 여중생이지만 때론 집단 따돌림의 주범이 되는 잔인함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