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황 대표는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에 눈을 가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열렸지만, 정부의 경제·대북·외교정책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는 IMF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파탄의 계곡으로 몰고 가는 문재인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또 “우리 국방도 스스로 무장해제시켰다. 터무니없는 남북 군사협의로 우리 군대는 반신불수가 됐다”며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문 대통령에게 맡겨놓을 수 있겠냐.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석 허가에 대해서는 “8800만건의 댓글을 조작한 김경수 지사는 말도 안 되는 보석 판결로 풀어줬다”며 “이제 대놓고 증거인멸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친문무죄 반문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 이게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냐”고 반문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를 장악하려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라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정의당이 힘을 합쳐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도입하면 이제 국회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추경(추가경정예산안)도 선심용·총선용 돈쓰기”라며 “자식 빚 갚아주고 싶은 것이 부모 심정인데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겠다는 정권이 제대로 된 정권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집회는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체제에 돌입한 후 첫 장외집회로 한국당 지지자 1만여명이 운집한 것으로 관측됐다. 붉은색 옷을 입은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 좌파 독재정부 각성하라’, ‘인사 책임자 조국 파면하라’, ‘자격 없는 이미선 임명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현 정부에 대한 규탄 발언을 진행한 뒤 청와대 인근인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국당의 장외 투쟁을 두고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야당이 민생국회를 내팽개치고 거리로 나가는 것을 국민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장외투쟁을 할 때가 아니라 국회에서 국정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 민생을 위해 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미선 헌법재판관과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의 부당함을 알리고,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누적된 인사 비리, 인사 참사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