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투신자살한 여성과 부딪혀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경북 고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경 경북 고령군 다산면 상곡리의 한 아파트에서 거주중이던 서모씨가 쓰레기를 버리러 1층 출입문을 나서다 14층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 윤모씨와 부딪혀 모두 사망했다.

투신자살한 윤씨는 인천에 남편과 같이 거주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별거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투신 전 유서를 남겨 어머니에게 "천도제를 지내달라"며 "잘못한 게 많아 나때문에 가슴아팠던 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씨가 투신할 당시 1층 출입문 앞에는 서씨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나오고 있었다. 윤씨는 서씨 바로 위에 떨어졌으며 윤씨는 그자리에서 숨지고 서씨는 충격으로 목뼈가 부러져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서씨는 중국 동포로 4년전 한국에 온 뒤 이 아파트 9층에 거주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뒤 6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으며 이날 아들의 기저귀를 버리러 나오던 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측은 "투신자살하는 사람과 충돌할 확률은 번개에 맞을 확률보다도 낮을 것"이라며 어이없는 상황에 안타까워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윤씨 유족이 서씨 유족에게 법적으로 보상해야 할 책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 범죄피해자보상법에 따라 피해자가 사망 또는 중장해를 당한 경우 가해자가 누군지 모르거나 돈이 없어 배상받지 못하면 국가가 최대 3000만 원 범위 내에서 구조금을 대신 지급할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