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OECD는 21일 발표한 'OECD 경제 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생산성 제고가 뒷받침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과거 보고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내년 실업률 전망치도 당초 3.7%에서 4.0%로 올려 잡았다.

OECD는 또 "최저임금 16.4%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OECD는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서는 낮은 물가상승률과 가계 부채 등 금융 리스크를 고려할 때 점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 성장에 관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줄이는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ECD는 "한국이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거시 정책과 구조 개혁 병행해야 한다"며 "재정 부문에서는 단기적 재정 확대와 더불어 고령화에 대비한 장기적 재정 계획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최근 조성된 남북, 미·북 대화 국면에 힘입은 대북 긴장 완화를 꼽았다. 반면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은 하방 위험을 부르는 요소로 지목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과 같은 2018년 2.7%, 2019년 2.8%로 발표됐다. 글로벌 교역 둔화에도 한국의 견조한 수출 성장세와 확장적 재정에 힘입어 2020년까지 3％에 근접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다만 지난 5월 이후 처음 발표된 GDP 하위 항목에 대한 성장 전망에는 큰 변동이 있었다. 수출(1.2%포인트 증가)·수입(3.6%포인트 감소)은 대폭 개선된 반면 투자(6.2%포인트 감소)는 크게 악화된 것이다. 소비(0.1%포인트 감소) 역시 소폭 하향됐다. 이는 한국 설비투자지수가 하락을 거듭해 8월 기준 6개월 연속 감소한 데 따른 여파다. 6개월 연속 감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후 20년 만에 최장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