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10일 안대희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7기)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로 김소영(19기·사진)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양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후보자 중 가장 젊은 여성 후보자를 선택한 데는 '대법원이 획일적인 인적 구성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자리는 박근혜 캠프인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옮겨 간 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이다. 법조계에서는 안 전 대법관 이전부터 검찰 출신 인사의 몫으로 남겨진 자리라는 관행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검찰 출신 인사가 후보자로 제청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실제로 이건리(49·1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김 후보자를 포함한 4명의 후보군에 들었다.

양 대법원장은 검찰 출신 대법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남성 중심 대법원 구성의 인적 획일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사상 네 번째이자 역대 최연소 여성 대법관이 된다.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사법시험(29회)에 수석 합격한 김 후보자는 2002년 당시 '금녀(禁女) 구역'이던 법원행정처에서 첫 여성 조사심의관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후 여성 첫 지원장(대전지법 공주지원장), 여성 첫 법원행정처 정책총괄심의관 등 주요 보직을 맡아 법원 내 '여성 1호' 기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