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존 거던과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체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확립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노벨의학상은 흔히 10~20년의 연구결과를 지켜본 후 수상하는데, 이번 수상은 연구기간이 비교적 짧은 줄기세포 분야에서 나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노벨상 수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이들은 이미 미국의 노벨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2009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의 업적은 세포학에 대한 기존 견해를 완전히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 피부세포처럼 분화가 이미 끝난 성인의 체세포에 특별한 조작을 가해 분화되기 전과 같은 상태의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되돌림)시킨다는 것은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iPS는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와는 또 다르게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이다.

거던 교수는 지난 1962년 개구리의 내장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성숙하지 않은 난세포 핵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2006년 쥐의 손상되지 않은 성숙세포를 미성숙한 줄기세포(iPS)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데 대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최근 야마나카 교수 연구팀이 소속된 교토대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쥐의 피부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를 낳는 데 성공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는 연구다.

노벨상위원회는 "이들 수상자의 발견으로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하며 새로운 연구 분야로 정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업적을 설명했다.

iPS는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뿐만 아니라 재생의학에 두루 사용될 수 있다. 특히 iPS를 활용해 암, 대사질환, 신경질환 등 난치병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현재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과 같은 퇴행성 질병을 가진 환자로부터 iPS를 확립했다. 서나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줄기세포주 확립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신약을 개발하는 등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