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각황전

5일 오전 국보 67호인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이 방화로 소실될 뻔 했으나 큰 피해 없이 진화됐다. 각황전에 방염처리가 되어있었던 데다 초기 대응이 빨랐기 때문이다.

화엄사는 이날 오전 2시 30분쯤 경내에 있는 각황전 뒤쪽 문에 누군가 불을 질러 문짝 절반이 그을렸다고 밝혔다. 화엄사 측은 “각황전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건장한 체격에 등산복 차림의 한 남성이 신문에 불을 붙이고 황급히 도망가는 장면이 찍혔다”고 말했다.

시너를 이용한 의도적 방화임에도 대형 방화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은 데는 빠른 초기 대응과 함께 방염처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황전은 다이메폭스Ⅲ라는 방염제를 사용해 2008년 1월에 방염처리가 됐다.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조성래 사무관은 “방염제가 항구적인 화재 방지 약품은 아니지만 불이 붙은 걸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각황전은 이 방염처리 덕에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보, 보물 등 주요 목조 문화재 164건 가운데 106건이 방염처리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