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ROTC들이 군부대에 입소해 군사훈련중

숙명여대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다른 대학의 남자 후보생들을 제치고 올해 군사훈련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숙대 ROTC는 작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숙대에서 첫째 기수인 51기(ROTC)는 현재 4학년이고 둘째 기수인 52기는 3학년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남자 후보생들보다 우위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작년 하계 훈련에서는 전국 109개 대학 ROTC 중에서 종합 성적 30위에 그쳤다. 특히 수류탄을 정확한 목표 지점에 던지는지를 평가하는 '수류탄 과목'은 109개 학군단 중 꼴찌였다.

일종의 '굴욕'을 맛본 숙대 후보생들은 '기초 체력'을 키우기 위한 특별 훈련에 들어갔다. 공식 훈련은 주말을 빼고 매일 오전 6시에 시작됐지만, 일부 후보생은 스스로 1시간 일찍 나와 러닝머신 위를 달리기도 했다. 기초 체력 훈련뿐 아니라 남자 후보생들도 힘들어하는 철조망 빠져나가기, 포복·사격·화생방 등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꼴찌를 기록했던 수류탄에서 '명예 회복'을 하기 위해 실제 수류탄보다 20g 무거운 공을 준비해 수도 없이 던지는 특별 훈련을 하기도 했다.

특별 훈련 프로그램을 지속한 숙대 ROTC는 결국 지난 동계 훈련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하계 훈련에서도 종합 1위에 올랐다. 51기 박기은후보생은 "종합 1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정신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숙대 후보생들의 활약을 바라보는 남자 후보생들의 시선이 처음부터 고왔던 건 아니다. "동·하계 훈련이 통과 아니면 탈락이라 남자들은 대충 하는데 여자들이 극성부린다" 등의 뒷공론도 나왔다고 한다. 수류탄(남자 20m·여자 15m)을 제외하고는 남자 후보생과 여자 후보생의 합격 기준이 똑같은데도 계속해서 숙대 ROTC가 선전(善戰)하자, 이러저러한 뒷말은 '쏙' 들어갔다. 김나미 훈육관은 "지난해 처음 훈련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다른 대학 남자 훈육관들이 '여자가 왜 군대에 가려고 하느냐'며 의아해했는데,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걸 보고 '그들의 군인 정신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숙대 ROTC 51기는 내년 초 소위로 임관 배치될 예정이다.

올해 학군사관후보생(ROTC) 군사훈련에서 전국 110개 대학 ROTC 중 종합 1위를 차지한 숙명여대 ROTC 후보생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캠퍼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작년 하계 훈련에서 30위에 그쳤던 숙대는 특별 훈련을 거쳐 올해 동·하계 훈련 종합에서 다른 대학 남자 후보생들도 제치고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