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주요 성분이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미시시피대의 리사 켐프 박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화학회 학술대회에서 "식용 성분으로 만든 새로운 분산제가 원유가 덩어리로 뭉쳐지는 것을 방지하고, 해양 생물에 2차 오염을 일으키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분산제는 석유화학 제품이어서 생명체에 독성을 나타낸다. 말하자면 기름을 없애려고 또 다른 기름을 붓는 셈. 독성 분산제와 미세 기름 입자는 해양 생물에 달라붙어 내출혈 등을 일으킨다. 지난 2010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당시 2200t이 넘는 분산제가 살포됐다. 당시 사고를 낸 BP는 200억달러의 보상금을 냈지만, 과학자들은 방제작업 후유증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켐프 박사 연구진은 석유화학 성분 대신 아이스크림·초콜릿·땅콩버터 등에 포함돼 기름이 물과 잘 섞이게 해주는 유화제와 식물성 섬유, 셀룰로오스 등으로 분산제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 새 분산제는 기름을 미세 입자로 분리시킬 뿐 아니라 분리된 기름이 바닷새의 깃털에 달라붙는 것도 막았다. 연구진은 "세탁 과정에서 세제에 의해 분리된 때가 다시 세탁물에 달라붙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