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사이에 오고 간 대화를 담은 모든 문서를 24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지난 2월 러시아 내통의혹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수사외압' 논란의 진위 여부를 판명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은 물론 집권여당 공화당으로부터도 검증을 받는 십자포화 상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제이슨 샤페츠 하원 정부개혁감독위 위원장(공화·유타)는 이날 FBI에 서한을 보내 "오늘 뉴욕타임스(NYT)는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과 통화 내용을 일련의 내부 메모로 기록했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샤페츠 위원장은 "만약 메모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에 휩싸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관련한 FBI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까지 코미 전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대화와 관련한 모든 메모와 기록물, 요약본, 녹취록을 정부개혁감독위에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해고한 코미 전 국장에게 플린 전 보좌관과 러시아 사이 유착설 수사를 그만두라고 말했으며 이 내용은 코미 전 국장이 남긴 메모에 기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의혹 수사의 독립성을 해쳤다는 논란을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설 파문이 계속해서 커지자 공화당 중진의원들조차 이날 진상 파악에 돌입, 거리 두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기밀유출 의혹에 침묵을 지키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위스콘신)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모든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샤페츠 의원의 조치를 지지했다.

민주당은 아예 총공세에 나섰다. 상하원 정부개혁감독위·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은 FBI와 법무부, 의회 수사기구에 별도의 서한을 발송, 트럼프 대통령과 이외 고위급 관료들이 FBI 수사에 개입하려 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