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내통 의혹에 휘말린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미 행정부를 강타한 이번 사건은 이제 본격적으로 개시되는 듯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 차원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사법기관의 수사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궁극적으로 '러시아 커넥션'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플린 사임 이후 다음 계획을 마련하기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의장,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법사위원 등 민주당 주요 간부들은 회의를 마친 뒤 포괄적이고 초당적인 트럼프-러시아 커넥션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의회 차원에서 실시된 조사 결과는 대중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각론에서 다양한 충돌이 예상되지만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도 상원정보위원회를 통한 조사에 합의한 상태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간 이해충돌 논란 등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여러 논란에 대해 의회 중심의 조사를 꺼려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행정부 관계자들의 끊임없는 내통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화당의 입장도 달라졌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정보위원회 차원에서 개별 조사를 실시한다면서 "이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회의장은 플린 보좌관이 사임한 데 대해 국가 안보 기능에 장애가 있다며 백악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소속 상원 외교위원장 밥 크로커는 러시아를 가리켜 "방안의 코끼리"라면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WP는 의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플린 보좌관의 사임으로 행정부와 의회의 권력 균형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행정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와 러시아의 유착 고리를 파헤치는 기회로 현 정국을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법 수사도 계속될 전망이다.

USA투데이는 사법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어떻게 지난해 11월 대선에 개입할 수 있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적 이해관계와 러시아 정부의 관련성 등에 대한 수사가 지속된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이미 이와 관련한 전화 및 비즈니스 기록, 면담 자료 등을 축적해놓은 상태다. 이 익명의 소식통은 러시아 정보당국과 접촉한 트럼프 측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러시아 정부를 도우기 위해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플린과 그 외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대선 전후 러시아 정보당국과 접촉했다. 러시아와 접촉한 인물 중에는 플린 외에도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위원장 등 트럼프의 측근들이 대거 포함돼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러시아 커넥션 의혹까지 확산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음모론"이라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