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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이룬 ‘진정군’ 할아버지
“인생의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내겐 용기와 격려였습니다“
2012년 07월 20일 (금) 10:39:52 유혜진 기자 ietoday@ietoday.kr

   
 
인생을 살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이루어낸 키 작은 할아버지.  전쟁고아로 자라나 혈서를 쓰고 취업한 회사에서 27년을 근무하면서 통근버스 3대를 기증하고, 10원짜리 동전을 십 수 년 동안 모아 이웃을 돕고 기네스북에 오르는가 하면, 쓰레기 종량제 봉투사용을 제안해 정책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 얼굴 가득 미소가 들어 있어 어느 한구석 고집은 없는 듯 보이는데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진정군 할아버지가 이룬 일들은 작은 일로 시작해 큰일을 이룬 인간 승리의 이야기들이다.

 

인생을 살면서 배움만큼 절실한 건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진 씨는 해방 전 한국에 건너와 6.25 전쟁으로 고아가 되었다. 수많은 고생을 하다가 먹고 잘 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원입대 하였다. 또다시 나홀로가 되어 먹고 살 것이 걱정되어 정말 제대가 두려웠다고 한다. 제대 후 낮은 학력으로 모범사원이 되겠다는 혈서를 쓰고 어렵사리 입사한 직장에서 27년을 근하면서 승진은 대리까지밖에 하지 못했다.

27년 동안 회사에서 내주는 사택에 할아버지는 입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료들은 후배들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는데 만년 말단인 게 부끄럽고 아내에게 미안해서였다. 회사 생활을 마치고, 자식들은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서울 그것도 8학군 강남으로 이사를 했던 진정군 할아버지. 그리고 자신도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초등학교 검정고시부터 공부를 시작하였다.

충북 청주에서 근무할 때는 초등학교 과정 검정고시가 없었기에 시험에 응시조차 못했지요. 그러나 퇴직 후 서울에서 경비 일을 하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통과하면서  고생도 많았습니다. 다행스럽게 공부하는 아버지를 안스러워 하던 딸과 아들이 공부를 잘해주어 못 배운 아버지 한을 풀어주었습니다.”

검정고시 후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진학해 영상정보학 학사가 되었다. 제대로 정규과정을 밟지 못한 내가 쉰 살이 훌쩍 넘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였기에 기초가 딸려 공부하기가 정말 어려워 방송통신대학교는 10만에 겨우 늦깍이로 졸업하였다.

"그리고 내친김에 대학원도 도전했지요. 이웃과 나눔에 대하여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과감히 한양 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대학원 공부는 나이 많은 할아버지라고 봐주는 법이 없었지만 젊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낙제를 겨우 면하고 꿈에도 그리던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함께 석사학위를 받았다.

온몸으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집니다

진정군 할아버지의 인생에서 쉬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는 것도 직장을 얻는 것도 결혼을 한 것도 정말 어렵게 얻은 소중한 것들이었다.  지금의 아내는 양복점에서 다림질용 숯불을 피우던 시절 이웃 양장점에 근무하던 아가씨였다. 진 할아버지의 성실함에 반한 아내는 군에 간 할아버지를 기다려 10년이나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었고 결국  결혼을 했다.  결혼 전 양반 안동 권씨인 처갓집의 반대가 너무 심해 전 아내의 사랑과 헌신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던 일이었다.

결혼을 하기 위해 너무나도 절실하게 필요했던 직업을 얻기 위해 혈서를 쓰게 되고 입사했던 것을 회상하는 할아버지의 굵은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미소가 스친다. 결혼 후 할아버지는 학력을 따지지 않고 입사를 허락한 사장님께 보은 하는 심정으로 회사에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식당의 잔반을 처리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주변의 따가운 눈총 속에서 쓰레기와 잔반 등을 처리해 생긴 수익금을 모아 6년 동안 익명으로 회사에 45인승 통근버스 3대를 기증했다.

사장님은 한사코 본인이 열심히 일한 수익이니 개인이 사용하라고 하셨지만 전 할아버지는 그럴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부부가 열심히 일하면서 중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갖고 저축하면서 16년에 걸쳐 조금씩 사 모은 주변의 야산이 7천여 평에 이르게 된다. 휴일이면 혼자 땅을 개간하고 잔디를 심으며 중학교를 세운다는 꿈을 향해 나가던 중 그 곳이 개발지역이 되어 정부로부터 헐값으로 보상을 받으면서 지금의 강서구에 빌딩을 하나 사고 터전을 잡게 되었다.

동전으로 만든 초대형 태극기로 기네스북에 등재

회사를 퇴직하고 경비일을 하던 1995년 한국에서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발표를 들으며 당시 쓸데없다고 천대를 받던 10짜리 동전을 모을 결심을 하게 된다. 얼추 계산해보니 월드컵 개최 일까지 20천여 일이 남은 듯해서 2002일 동안 10월씩 매일 저축을 하여 2천만원을 모은 할아버지는 어린이 재단에 돈을 기증해 가정 사정이 어려운 어린이 100명에게 2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했다.

후에도 10원짜리 동전을 계속 모아 동전으로 대형 태극기를 제작하여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고, 이일이 화제가 되어 한때 많은 지자체에서 10원짜리 동전 모으기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 할아버지의 동전 모으기는 지금도 계속되는데 그간 통일기금을 모아 통일부에 전달하고, 자신의 고향인 북한 어린이들의 폐결핵 치료를 위해 적십자에 기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선행이 알려져 대통령 표창과 서울시장상, 감사장, 감사패 등을 받았다.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정군 할아버지는 도전하는 사람이다. 어려운 환경을 탓 하지고 않고 스스로 노력하며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시 모니터와 행정자치부 모니터로 활동하며 최우수모니터 상을 수상했는데, 그가 모니터링 한 일들은 정책으로 입안되어 전 국민이 실행하는 사건을 일으킨다. 가장 큰 것이 종량제 쓰레기 봉투 사용이다. 이 일은 전 할아버지가 제안하여 오랜 시간동안 검증하고 연구해 실시된 일 중 하나다. 그밖에 백화점에서 쇼핑백대신 종량제 봉투로 쇼핑백을 대체한 일도 전 할아버지의 제안이었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못 배운 것에 대한 한을 품고 살아야 했던 전 할아버지는 인생 초반의 역경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전파사를 운영하면서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쉬지 않고 동전 모으기를 계속하고 있다. 10원 추가 운동과 1원 추가 저축운동을 통하여  돈이 많은 사람들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형편에 따라 작은 돈이라도 정성껏 모으면 태산이 된다는 진리를 보여 주었다.

전 할아버지는 이제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재임 기간 내에 유엔기를 제작해 유엔에 기증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엔 학구의 10원짜리 뿐 아니라 세계의 동전을 모을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이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외국 여행 후 쓰지 않고 남은 주화들이 있다면 그것을 모아서 세계의 동전으로 유엔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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