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2명의 아들 중 한명을 데리고 가 6개월이 넘게 아내와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방해한 사안에서 법원이 아내를 친권자·양육권자로 지정하고 둘은 이혼하라고 판단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단독 김수경 부장판사는 A씨(36·여)가 남편 B씨(39)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청구소송에서 “원고(A씨)의 청구는 이유가 있어 이를 이용한다. 원고와 피고(B씨)는 이혼하라”고 9일 판결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고 원고를 자녀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2009년 12월 10일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 그 사이에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2015년 7월께 B씨가 새벽에 이성과 보이스톡을 하다가 A씨에게 들켜 다퉜다.

같은해 9월 13일 B씨가 갑자기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가출했고 그 이후 A씨와 B씨는 별거에 들어갔으며 B씨는 A씨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협의 이혼하는 조건으로 A씨에게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아파트 일체를 양도한다’는 내용의 양도각서를 작성해 교부했다.

B씨는 같은달 30일 A씨에게 ‘가정주부는 친권 및 양육권을 가질 수 없다’라고 주장하며 아들들을 친가로 데려갔다.

A씨와 B씨는 같은해 10월께 2명의 아들 중 둘째의 친권 및 양육권을 B씨가 가지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매도한 뒤 그 금액을 반씩 나누기로 합의했고 이후 10월 31일 두 사람은 부동산중개사무실에서 만나 C씨에게 ‘아파트 5억 3800만원에 매도하겠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끝나자마자 A씨는 B씨에게 ‘11월 초 서둘러 협의이혼 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B씨는 ‘잔금기일 이후 협의이혼하자’고 주장해 다툼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 B씨가 아들 모두를 차에 태워 출발하려 했고 A씨가 이를 막다가 몸싸움이 생겼고, 결국 쌍방폭행으로 각각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관의 중재로 A씨는 첫째를, B씨는 둘째를 각각 데려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서로 고소를 취하했다.

A씨와 B씨는 같은해 11월 12일 협의이혼 의사 확인 신청을 하기로 했으나 B씨가 둘째를 만나지 못하게 하자 A씨는 협의이혼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같은해 12월 30일 C씨로부터 아파트의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받아 반씩 나눠가졌다.

B씨는 같은해 10월31일 이후로 둘째를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양육하면서 A씨에게 면접교섭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에 A씨는 11월 27일 부산가정법원에 둘째의 인도를 구하는 취지의 사전처분신청과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는 원고와 사소한 다툼에도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점, 부부싸움을 하면 가출을 일삼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둘 사이의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러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는 보이스톡을 한 상대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이혼만을 요구하고 일방적으로 가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는 원고에게 둘째아들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만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기 때문에 혼인 파단에 대한 주된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