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초유의 '달걀 대란(大亂)'.

방역과 달걀 수급 해결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앞에 놓은 당국이 주요 발생지역에 '1주일 달걀 반출 금지'라는 고육책을 꺼냈다. 산란계 농장은 수시로 사람이 드나들며 계란을 수집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육계와 달리 AI 확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AI가 발생한 전국 35개 보호지역 3㎞ 내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의 외부 반출을 1주일간 금지한다. 또 외부인력이 산란계·종오리 등 가금농장을 방문하는 행위를 내달 2일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발생농장 반경 500m 내 달걀의 반출만 금지됐었다. AI 발생이 집중된 경기 지역만 지자체 차원에서 일주일에 1회로 반출을 제한하다가 그마저도 최근 다시 주 2회로 늘렸다.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 국장은 "오는 27일까지 1주일간 AI 발생 지역 인근 산란계 농장에서 나오는 달걀의 외부반출을 차단해 AI 확산을 적극적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반출 금지 결정으로 일부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달걀 공급이 줄면서 각 가정은 물론 음식점과 식품제조업체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걀 값도 올라 식탁물가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가 반출 제한이라는 극단의 처방을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AI 확산세를 잡기 어렵운 상황 때문이다. 3차례 스탠드스틸(이동정지명령)에도 의심 신고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이번 AI가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운반차량이 달걀을 반출하기 위해 농가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농장 간 수평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력이 농장 출입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 확산 우려가 있어 이들의 농장 방문 행위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