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현 나고시 동쪽 약 1km 해상에서 13일 오후 9시 30분쯤 미군의 수직이착륙 오스프리 기가 불시착해 기체가 크게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하고 있던 미군 5명은 구출됐고 2명은 부상을 입었다.

NHK 등에 따르면, 사고기는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 기지 소속이다. 미군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현장 부근의 상공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 조종사가 해상에 불시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4일 사고 현장에서는 몸통과 날개가 부러지고, 수직 방향을 바꿀 수있는 프로펠러가 크게 파손돼있는 기체가 목격됐다. 후텐마 기지에는 현재 24대의 오스프리 수송기가 배치돼있는데 불시착 사고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기지 주변 주민들은 오스프리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군 측에 운행 중단을 요구해왔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14일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미국 측에 원인 규명 정보의 제공과 함께 안전이 확인 될 때까지 오스프리의 비행 정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군기의 비행 안전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오키나와 현민들에게도 (미군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오스프리 운행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 현내 이전을 강력히 반대해온 이나미네 스스무 나고 시장은 14 일 아침 오스프리가 불시착 한 현장 근처의 해안을 방문해 직접 상황을 확인했다. 이나미네 시장은 NHK에 "오스프리의 배치에 계속 반대해왔는데 걱정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면서 "마을에 (오스프리가) 추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도 불안해서 못살겠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14일 "중대한 사고"라며 미국 측에 안전대책 확보를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나다 도모미 방위상을 통해 미군에 철저한 원인규명과 안전대책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