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금연구역 지정은 계속되어 2015년까지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제는 흡연구역이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공원, 버스정류장, 산, 음식점 등 모든 곳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됐고 또 되어가고 있다. 흡연 가들은 코너에 몰렸다.

그러면 담배가 어떻게 나빠서 그럴까. 담배 한 갑 피우는데 3시간 수명이 단축된다고 한다. 또 담배에는 43개의 발암물질이 있다고 한다. 또 담배는 또 다른 마약이자 수명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담배를 왜 만들고 수입은 왜하고 있을까 의심스럽다. 금연운동가들은 왜 담배 공장을 없애자는 말을 못할까?

필자는 지난해 영주담배제조창(KT&G)을 탐방한바 있다. 2003년 준공 당시는 우리나라 담배 소비량의 20%인 연간 11억 갑을 생산한다는 기록이 있으나 현재는 연 22억갑을 생산하여 40%를 세계 4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영주담배제조창에 들어서자 먼저 인상적인 것은 건물 복도에 단체 견학자들의 사진이 수없이 많이 붙어 있었다. 홍보물은 일절 만들지 않는다는데, 학생 성인 등 그 많은 사람들이 담배제조창에 와서 과연 무엇을 배워 갔으며 또 무엇을 생각했을까가 의심스러웠다. 국내 4곳 담배 제조창 중 영주담배제조창 규모는 제일 큰 편으로 모든 공정은 현대화되어 로봇 작업실도 있었다.

담배제조창에서는 각종 많은 양의 담배를 생산하여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고 있는 반면 보건복지부에서는 국민건강을 위한 측면에서 담배 값 인상을 계속 들먹이고 있고 또 자치 단체에서는 금영구역을 넓히고 벌금도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는 흡연 인구는 늘고 물가도 계속 상상하기 때문에 담배세 수입은 해마다 늘고 잇는 실정이라고 한다.

담배 소비세는 원래 국세였으나 1989년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세로 변경된 것이다. 소비자가 담배 한 값을 사면 담배 값 절반은 세금이라고 한다. 시골 군에는 담배세의 위상이 절대적이다. 전남 함평군의 경우 전체 군 징수액 79억 원 중 43억 원(55%)을 담배세에 의존할 정도라고 한다.

지방 정부는 조(兆) 단위의 엄청난 세금을 거둬들여 잘 쓰고 있으면서도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등 흡연구역을 없애는 것은 왜일까. 어딘가 이치에 맞지 않는 정책임에 분명하다. 담배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 담배는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건으로 여겨온 듯하다. 즉 배가 아프면 담배를 피웠고, 치통이 있으면 담배연기를 입안에 품었고, 벌레 물린 곳에도 담배를 피우며 그 침을 발랐고, 또 지혈제나 화농방지제 등으로도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제, 창의력 촉진제라는 말도 많이 하고 있다. 또 40대 미만 흡연하는 레지던트들은 수련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워낙 크다보니 동기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하는 담배 한 모금이 큰 위안이 된 것이었으나, 이제는 병원 내외에서는 흡연이 거의 불가능해 곤란할 때가 많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면 담배를 마약으로 입법화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흡연자가 워낙 많아서 법으로 정하면 어떤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세금을 챙기는 곳에서는 당장 세금을 못받으면 차질이 생긴다고도 한다.

금연은 세계적인 추세라 마약지정을 유엔 차원에서 해야 하지만 그것이 않되고 있는 이상 우리나라에서라도 차츰 생산 공장을 줄이고 수입을 금지해야할 것이다. 금연운동 금연구역 지정만으로는 절대적인 해결책이 못된다고 본다.

(李善憙 : 주필, 대한언론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