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지 5일로 20일째를 맞았으나 방역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채 확산일로에 있다.

2014년과 2010년 있었던 고병원성 AI에 비해 올해 AI는 전염과 증상 발현이 빨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5일 농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19일 동안 AI(H5N6) 발생건수는 모두 38건으로 2014년 1월16일 발생한 AI(H5N8)의 같은 기간 발생건수 21건보다 배가 많다. 또 2010년 12월29일 발생한 AI(H5N1)도 같은 기간 27건 발생에 그쳐 올해 AI가 최근 가장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AI와 2014년, 2010년 AI는 모두 고병원성으로 전염성이 강하다는 특징은 같지만 확산 양상은 전혀 다르다.

2014년 AI는 철새에서 1차 감염된 후 농가간 전염으로 2차감염됐다. 이 때문에 초기 전파속도가 매우 빨랐다. 초기 5일 동안 8개 농가에서 발생해 4일째와 5일째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행히 6일째부터 8일째까지 1건 밖에 발생하지 않았고 이후로도 1~2건 발생에 그쳤다. 15일째 이후부터는 3~4일에 1건씩 보고됐다. 2차 감염이 발생했지만 초기 방역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2010년의 경우 첫 발생 이후 6일 동안 추가 발생이 되지 않았다. 이후 8일째부터 14일째까지 집중 발생해 10일과 14일째 각 5건, 6건이 신고될 정도로 극성을 부렸으나 이후 잦아들었다.

올해 AI는 앞선 사례와 양상이 전혀 다르다. 이번 AI는 발생 4일째부터 16일 동안 하루를 빼고 계속 발생했다. 특히 전국적인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직후 지난달 28일과 29일 각 6건, 5건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하루 2~3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방역조치가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감염 이후 가축이 곧바로 치사하는 강력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전에 없는 양상에 대해 농식품부는 아직 2차감염의 징후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오는 6일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해 관계 기관과 상황을 보다 깊이 공유, 진단한 뒤 현재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AI 전국 확산 우려가 있을 경우 '심각' 단계로 진입하며 현재 영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요건은 충족된 상태다.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현재까지의 AI 확산 양상이 수평적 전파라고 볼 만한 합리적 근거는 없다"며 "지난 주말이 고비라고 했는데 추가 역학 조사 결과와 이번주 상황까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