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관한 이의신청 건수가 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보다 이의신청 건수는 줄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한국사에서 복수정답 논란이 불거졌다.
수능출제기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21일 오후 3시 기준 총 588건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영역별로는 국어가 228건으로 가장 많고 사회탐구 146건, 과학탐구 116건, 영어 37건, 수학 34건 순이다.
올해 수능에서 가장 논란이 일었던 문항은 한국사 영역 홀수형 14번 문항이다. 이 문항은 수능이 끝난 직후 복수정답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한국사 14번은 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1번 보기인 '국채 보상 운동을 지원했다'가 정답이다. 하지만 1번외에 5번도 복수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는 보기 5번도 맞는 설명이라는 것이다.
이의를 처음 제기한 김모씨 등은 게시판에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이 최초 게재된 신문은 황성신문이 맞으나 보기에 '최초'로 게재했다는 표현이 누락돼있다"며 "대한매일신보 또한 시일야방성대곡을 지면에 게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정답 논란이 제기되자 평가원은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한국사 14번 문항과 관련한 문제 제기에 대해 중대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해당 문제는 복수정답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에서도 음절의 종성과 관련된 음운변동 현상을 묻는 12번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5번 보기인 '읊고[읍꼬]'는 음절의 종성에 마찰음이 올 경우 예사소리로 교체되고, 음절의 종성에 자음군이 올 경우 한 자음이 탈락해 정답으로 제시됐다.
평가원에서는 표준발음법 제 12항을 근거로 1번 보기의 '꽂힌'이 '꼬친'으로 소리날 때 두 음을 합쳐서 소리 내는 축약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5번만 정답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현직교사 등은 이의제기 게시판에 1번도 정답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번 보기인 '꽂힌'이 '꼬친'으로 소리날 때 'ㅈ' 받침이 'ㄷ'으로 바뀌는 끝소리법칙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즉, [꽂힌]>[꼳힌]>[꼬틴]>[꼬친] 순으로 교체와 축약, 음운동화가 일어난 음운현상으로 볼 수 있어 정답이 안 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립국어원이 1번 보기를 정답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졌다.
국립국어원이 어문규범과 어법 등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는 '온라인 가나다' 게시판에는 '꽂히다'의 발음과 관련, '꼳히다→꼬티다→꼬치다'의 과정을 거친다는 답변이 나와 있다.
이를 근거로 수험생들은 "국립국어원의 해석으로 '꽂히다'의 음운변동 과정을 공부한 학생들이 있는데 1번을 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원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절차에 돌입한다. 최종 정답 발표는 오는 28일 오후 5시다. |
hslee004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