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했다.

허정무 감독의 전술 지휘와 더불어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국민들의 성원이 합쳐진 결과였다.

이번 16강 진출과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의 경제효과가 4조 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전 세계 언론에 노출돼 얻는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 역시 1조 35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은 자연히 국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둔다.

실제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카메룬의 경우 월드컵 최고 성적인 1990년 8강 진출과 월드컵 본선 진출 5회 등의 성적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올렸다.

또한 축구스타인 디디에 드로그바 덕택에 그의 고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지명도 역시 높아졌고, 드로그바는 자신의 세계적인 명성을 이용해 자국의 내전을 종식시키는 운동까지 벌일 정도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력이 높아지면 다양한 부가가치와 더불어 경제력과 국방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로 우리나라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인 것처럼 말이다.

한편 16강 진출의 기쁨과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에 태극전사들의 병역 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국제적으로 명성을 가져다 줄 선수들의 앞날이 병역의 의무라는 걸림돌에 가로막혀 있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와, 형평성의 문제라는 반대의 의견도 만만찮다.

현재 태극전사 23인 중 군 미필자는 박주영(23), 이승렬(21), 염기훈(27), 기성용(21), 정성룡(25) 등 총 13명이다.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 어린 선수들에게 병역의무는 자칫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만큼의 열정과 환희를 안겨 주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그 기량을 더욱 크게 펼치기 위해서는 병역 혜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축구 대표팀 뿐만 아니라 올림픽이나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스포츠 선수들에게 국위를 선양한 만큼 충분한 보상과 혜택이 주어진다면 더욱 뛰어난 기량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헌법 제 39조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조항이 태극전사들의 발목을 잡는다.

인기종목에만 병역 특례를 주고 비인기종목은 배제되는 문제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열패감을 안기는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병역특례 문제의 쟁점은 객관적인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우리나라 가수와 배우 등 스포츠스타들 만큼이나 국위선양에 앞서는 연예인들은 병역특례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범국가적인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는 스포츠스타만큼이나 한류 연예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역시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국가적 차원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WBC, 올림픽 등 국제적인 대회에서 이번 월드컵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 우리가 얻게 될 경제효과는 상당하다.

국가 경제력이 상승하면 국방력 역시 비례하여 굳건해진다는 것은 명백하기에 태극전사들의 이번 선전은 경제력과 국방력을 포함한 국가 전체의 다각적인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포츠 축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문화 매체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등 국위선양의 활동을 한 사람에게 국가 차원에서 해 줄 수 있는 합당한 보상은 병역 특례만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계기로 병역특례에 대한 기준을 세워나간다면, 국위선양을 한 국민에게 국가 차원의 보상을 통해 더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구현 한스시즌투 대표(前 한양대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