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4번째 콜레라 환자가 필리핀에서 감염된 것이 확실시되지만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재로서는 '해수 플랑크톤 검사'와 '해외 유전자형 비교'만이 유일한 수단으로 남았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부산에서 발생한 4번째 콜레라 환자의 유전자 지문분석 결과값이 거제 발생 콜레라 환자 3명과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부산 환자의 경우 필리핀 여행을 통한 감염이 확실시된다는 얘기다.

보건당국은 거제 발생 3명의 환자의 감염원을 여전히 해수 오염과 식품 오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은희 감염병관리과 과장은 "거제에서 발생한 환경물 검체 검사 등 모든 결과는 다 음성으로 나타났다"라면서 "하지만 지속적으로 환경검체를 수거해 주기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거제 3명의 환자는 모두 유전자형과 지문분석 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해수 등을 포함해 동일한 오염원을 통한 감염을 의심하고 있지만 환경 검체, 해수 조사 등에서 균 검출이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남은 방법은 해수 플랑크톤 검사와 해외 유전자형 비교 뿐이다. 거제 환자 3명에게서 확인된 콜레라균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유형으로 전례가 없어 국내 발생과 해외 유입 여부를 가리는 데 어려움이 많다.

보건당국은 처음 콜레라 환자 발생 시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유전자형 데이터베이스(DB)를 요청했다. 해외 DB에서 일치되는 유전자형이 있다면 콜레라 균이 국내로 흘러 들어온 새로운 감염 경로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아직까지 해수에서 콜레라 균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해수 검사와는 별도로 플랑크톤 검사를 진행한다. 플랑크톤 내에서 콜레라 균이 다량 번식했다면 해수 오염에 다시 무게가 쏠린다.

질병관리본부는 "플랑크톤 검사는 6일 중으로 나올 예정이고, 유전자형 DB는 미국에서 자료가 오는 즉시 밝힐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추가 환자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