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교수 및 교직원 감금의혹 수사와 관련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사설용역업체 직원을 고용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용역직원들의 경비업법 위반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월30일 경찰이 학교 측의 요청을 받고 경력 1600명을 동원해 본관에 진입하던 날 농성 중이던 학생들 중 일부가 사설 용역업체에 연락해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락을 받은 업체 관련 직원 20여명은 이화여대 교정으로 들어왔지만 경찰이 투입된 현장의 상황을 보고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날 투입된 용역직원들은 학생들의 신청을 받은 업체 직원들이 아니라 이 업체 직원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이들을 불러 모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설용역업에 대한 허가를 갖고 있지 않은 업체가 신변보호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는 점에서 경찰은 이를 경비업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신변보호를 요청한 학생들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상원 청장은 이와 관련 "농성 학생들에 대해 적용할 혐의는 현재로선 없다"며 "용역직원들의 위법 여부를 위해 학생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 측은 이메일을 통해 "과거 2015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대 방문과 2016년 4월 프라임사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학생들을 무력으로 제압했던 경험이 있어 미리 반대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신변보호가 필요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학내 경찰이 투입된 30일에는 경호원이 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경비업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서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경호원을 20명 미만으로 부르게 될 경우 경비업법에 적용받지 않는다고 업체에서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투입된 경호원은 총 19명이며 1명은 총괄팀장으로 경비업법 위반이 아니다"며 "경호원들은 시위 전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며 학생들의 신변만 보호하였고 경찰의 퇴장 요구에 즉각 응해 28일 당일 퇴장했다"고 덧붙였다.

시위자들이 20대의 여자들로 신변상의 안전이 걱정되어 자구책으로 프리랜서 경호원을 고용한 것이라는 게 학생 측의 설명이다.

이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요청한 사설용역업체 직원이 투입된 날짜를 착각했다"고 정정하면서 "경비업법 위반 여부는 복잡한 부분이 있어 위법성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