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콜레라 환자(남·47)의 접촉자 15명이 콜레라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5명은 부산시가 파악한 수로,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접촉자와 섭취한 음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 환자가 접촉한 지인과 가족 등 9명과, 설사증상을 보이기 직전 들렀던 부산 사하구 식당종사자 6명 총 15명의 콜레라 검사결과 이날 오전 음성판정이 나왔다.

부산시는 전날, 이 환자가 필리핀에서 8월 28일 오전 6시 입국한 이후 29일 오후 6시 초밥집을 갔다고 밝혔다. 두 시간 뒤인 오후 8시부터 설사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콜레라의 평균 잠복기 2~3일을 적용하면 이 환자는 국내에서의 감염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입국 직후부터 초밥집을 들르기까지 36시간 동안의 행적이 불분명한 상황이란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은 환자의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36시간 동안 추가 섭취한 수산물이 있다면 국내 감염 가능성도 있다. 앞서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던 거제시와 부산시 해역의 거리는 100킬로미터 미만이다.

확률은 낮지만 콜레라는 접촉 감염전파도 가능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모든 행적을 조사해 접촉자들의 콜레라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의 신용카드 조회 등을 중심으로 명확한 섭취 음식물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결과는 5일께 나올 예정이다.

이 환자에서 분리한 콜레라균은 부산 보건환경연구원 검사결과 혈청학적으로 '01'이다. 기존 거제시 3명의 콜레라 환자들과 같다. 다만 이 3명과 달리 독소유전자는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의 콜레라 유전형이 기존 3명과 동일 유형인지 확인을 위해 유전자지문분석(PFGE)을 진행 중이다. 일치하면, 동일 오염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

이 환자는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에 다녀온 뒤 29일 설사증상이 나타나 30일 지역 병원 응급실과 외래치료를 받았다. 현재 호전됐다.

필리핀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함께 콜레라 유입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이번 역학조사 결과, 국내 감염이 아닌 필리핀으로부터 감염이 확인될 경우 2013년 이후 3년만에 발생한 콜레라 해외유입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