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송모(47)씨는 남편이 숨진 뒤 단순 변사로 처리된 줄 알고 집 등 10억원 상당 재산을 처분해 자신 명의로 돌려놨다.

그러나 시신 부검 결과,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은 오씨에게서 치사량의 니코틴과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

경찰은 타살을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해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뒤늦게 송씨와 혼인신고된 사실을 확인했다. 초혼인 오씨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송씨와 만나 2010년부터 같이 살았다.

경찰은 또 오씨가 내연관계인 황모씨 계좌로 1억원 가량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황씨는 2년 전부터 오씨를 만나 온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오씨가 숨지기 전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서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송씨가 재산을 빼돌리고자 황씨와 짜고 남편을 니코틴에 중독시켜 살해한 것으로 보고 법원으로부터 두 사람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송씨는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외로 도피하려다 검거됐고 범행 직후 외국에 머물던 황씨는 지난 18일 일시 귀국했다가 체포됐다.

두 사람은 최근 구속됐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황씨는 경찰에서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이용하고자 액상 니코틴을 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평소 수면제를 복용해 온 점을 토대로 송씨가 수면제에 니코틴 원액을 몰래 탄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수법을 추궁하고 있다.